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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K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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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겨운 분위기의 대학축구 결승전


15일 2005 험멜코리아배 대학선수권 결승전이 열리는 경기도 이천을 다녀왔습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10월 추계대학연맹전 결승전 취재 당시와 마찬가지로 숭실대가 올라왔더군요. 상대팀은 동국대에서 성균관대로 바뀌었구요.

사실 좀 뜬금없지요?
축구판 전체의 관심이 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대결을 펼치는 한국 국가대표팀에 쏠려있는 이 타이밍에 대학축구라니요.(웃음)

그래도 누군가는 이런 경기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 같은 축구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대표팀 취재보다는 이번 결승전이 더 관심이 많이 가기도 했구요. 제가 조금 특이합니다.(웃음)

어떻게 보면 제가 대표팀보다 유청소년 대표팀, 그리고 이번 결승전과 같은 아마추어 축구에 더 관심이 가는 이유는 인간적인 냄새가 더 많이 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국가대표팀을 보면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스케줄대로, 그리고 체계화되어 움직이지요. 선수들에게도 마음 편히 다가가기 힘든 그런 부분이 있기도 하고...
설령 예전에 청소년대표 시절 친하게 지냈던 선수들이라 할지라도 말이죠. 이것은 부정적인 의미에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국축구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국가대표팀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워낙 관심이 집중되는 팀이니까 모든 행동이 공식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요. 또 K리그 역시 국가대표팀과 비교하면 떨어지지만, 역시 나름대로 체계화된 시스템이 있죠.

그러나 유청소년 대표팀이나 아마추어 경기는 조금 다릅니다. 일단 관심을 갖는 사람 자체가 적기 때문에 편하게 서로를 대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진을 찍고 있으면 선수들이 애들처럼 자기 찍은 거 보여 달라고도 하고, 훈련장에서는 옆에 같이 앉아 취재 목적이 아니라 그냥 형-동생으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사심 없이 나누기도 하고...

그런 느낌이 좋습니다. 감상적일지 모르지만, 뭔가 시스템화 되는 듯한 축구에서 그래도 순수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번 결승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현대적인 쇼핑몰이 아니라 재래시장과도 같은 그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일단 경기장에 도착하니 여러 축구 원로 분들이 추운 날씨에도 오셨더라구요. 아마추어 대회 결승전에서는 흔히 보는 광경이지요. 서로 안부도 묻고, 축구 이야기도 나누고...

조금 지나니 실업연맹 김기복 부회장님과 오세권 사무국장님이 모습을 보이시더군요. 오세권 사무국장님께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셨냐고 물었더니 “대학 결승전이잖아. 서로서로 오고가고 그러는 거지 뭐”라고 웃으며 답해주셨습니다. 덧붙여서 제가 총애하는(?) 오범석의 안부까지 묻자 “범석이 휴가였는데 못 만나봤지? 짜식이 뭐가 그리 바쁜지..”라면서 당신이 미안해하시기도. (참고로 오세권 사무국장님은 포항 오범석의 아버님이십니다.)

이어서 관동대 고재욱 감독님과 전 건국대 감독이셨던 정종덕 감독님도 모습을 보이시고, K2리그 우승팀인 인천 한국철도의 이현창 감독님과 고양 국민은행의 이우형 감독님도 차례차례 나타나셨습니다. 아마도 선수를 관찰하기 위해 오신 것일 테지요.

이현창 감독님은 멋진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하셨는데 그것을 보고 한 축구 원로께서는 “현창이가 우승하더니 선글라스 끼고 멋을 내네”라고 혼잣말을 하셔서 저 혼자 키득키득하기도 하고, 이우형 감독님과 인사를 나누며 FA컵 8강 이야기를 하자 제 뒤에 있던 이현창 감독님을 발견한 이우형 감독님이 흠칫 놀라며 얼버무리시는 장면도 재미있었고...(인천 한국철도와 고양 국민은행이 8강에서 맞붙죠.)

그 와중에 이현창 감독님의 핸드폰이 울리면서 전화를 받으셨는데, 알고 봤더니 대표팀에 합류한 이을용 선수에게서 온 전화더군요. 이을용 선수가 바쁜 일정으로 직접 찾아뵙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표시했는지 이 감독님은 연신 “괜찮아, 다음에 보면 되지. 너무 욕심 내지 말고 마음 편하게 가져”라고 따뜻한 한 말씀을 해주시기도 하고...

이런 풍경들을 지켜보다가 어느덧 1시가 넘어 배가 고파서 라면을 먹으러 경기장 앞에 있는 포장마차로 갔습니다. 라면을 먹으려고 하는데 웬 낯익은 청년 하나가 꾸벅 인사를 하더군요. 알고 봤더니 인천에 있는 조성윤이었습니다.

정말 반갑더라구요. 2003년 U-20 대표팀에서 본 이후 처음 보는 거였거든요. 숭실대를 중퇴하고 인천에 입단했는데, 오는 21일 상무에 입대한다고 하더군요. 입대하기 전에 모교가 결승전에 올라 응원차 온 것이었습니다. 너무 반가웠고, 그 동안 무심했던 것도 미안해서 성윤이 가족의 식사값(그래봤자 라면과 국수죠 뭐.)까지 제가 다 내버렸습니다.

오히려 미안해하는 성윤이에게 상무 가서는 주전 꼭 꿰차서 당당하게 제대하라고 파이팅도 불어넣어주고 말이죠.

이런 것들이 제가 아마추어 축구나 유청소년대표팀 취재에서 느끼는 즐거움입니다. 어찌 보면 축구 외적인 요소일 수도 있지만, 인간적인 느낌이 있잖아요.

라면을 먹고 성윤이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경기장에 들어가니 경기 시각이 다가왔더군요. 그런데 노트북을 펼치려고 하니 전원을 연결할 곳이 없지 뭡니까.(웃음) 취재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기자석도 없고, 인터넷도 할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여기가 뜨거운 취재열기로 일분일초가 급한 대표팀 경기나 K리그 경기가 아니잖아요. 노트북이 안 되면 수첩에다 정리하면 되죠 뭐.

여기에 양교 응원단의 대학 특유의 응원전이 펼쳐지고, 텅 빈 관중석 곳곳에 옹기종기 모여 응원을 하고 있는 선수 가족들까지. 이런 것들도 앞서 말한 재래시장의 정겨운 느낌 아닐까요. 예전에 제가 축구 관련 일을 하기 전에 순수 축구팬으로서 아마추어 대회를 보러 효창운동장이나 동대문운동장을 찾았던 그 시절의 추억도 새삼스럽게 떠오르고 말이죠.

어쨌든 한참 경기를 지켜보다가 사진을 찍기 위해 짐을 챙겨서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숭실대 쪽 막사(표현이 조금 그렇군요.)에 반가운 얼굴이 보이더군요. 이번 네덜란드 U-20 세계선수권에도 같이 갔던 김대호였습니다. 아직 1학년이라 주전으로는 못 뛰고 있거든요.

의자를 권하길래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예 거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웃음)
날씨가 워낙 추웠던 관계로 떨고 있자 마음 착한 대호가 숭실대 파카를 무릎담요 대용으로 쓰라고 빌려줘서 감사하게 받고, 대호와 경기를 같이 보며 축구 전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U-20 대표팀 시절 동료들 이야기도 하고, 지금의 U-18 대표팀과 프로축구 이야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번 결승전 경기에 대한 평을 나누기도 하고 말이죠.

그러면서 경기를 지켜보니 경기 또한 비록 A매치나 K리그의 경기력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결승전답게 서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팽팽히 맞서는 것이 재미가 쏠쏠하더군요.

승부 역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종료 직전 터진 결승골로 숭실대가 우승을 차지했죠. 우승 후에는 대학대회 우승할 때 항상 나오는 총장님부터 차례로 헹가래하기, 응원단과 함께 단체사진 찍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구요. (고교대회에서는 학부모님들과도 함께 기념촬영을 하던데 대학은 그건 없더군요.)

이후 숭실대 윤성효 감독님 멘트도 간단히 따고, 제가 주목했던 숭실대 온병훈 선수 인터뷰도 끝마치면서 대학선수권 결승 취재는 모두 끝이 났습니다. 이제 보람찬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만 남았죠.(웃음)

어쨌든 간만에 축구를 즐기고 온 하루였습니다.
국가대표나 K리그에서 항상 긴장된 상태로 취재에 열중하다가 그냥 이렇게, 오랜만에 보는 동생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축구인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도 엿듣고, 그냥 축구를 한껏 즐기고 왔다는 느낌에 마음이 뿌듯했지요.

다시 말하지만 이런 것이 국가대표나 K리그 경기에서 느낄 수 없는 아마추어 대회의 매력입니다. 즐거울 것 같지 않습니까?

-- MUKTA 상헌 --


    
신명주 아..정말 즐거워 보이는데요^^. 저는 보통 관중없는 FA컵 초반 경기를 보러갔을 때 비슷하게 호젓한 즐거움을 느끼곤 했었는데, 상헌님이 말씀하시는 즐거움은 역시 한층 더 내공이..^^. 아마추어 대회도 보러 가보고 싶어져요. 2005/11/21
MUKTA 예..사실은 모든축구경기에 관중이 꽉꽉차고 관심도 엄청나야하는게 좋은거지만, 그래도 이런 경기도 있었으면 하는 아주 개인적인 욕심은 있네요^^예전 효창이나 동대문에서 경기할때는 아마경기도 많이 갔었는데 요즘은 기회가 많지 않군요^^ 200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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