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전부터 기대했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라스트 데이즈>를 지난 금욜에 봤다..
종로 시네코아에서만 단관 개봉했더구만..^^
너바나의 리더 커트 코베인의 사망 전 며칠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라고 해서 꼭 보리라 생각했었지..
음..일단 솔직히 내용은 뭐가뭔지 잘 모르겠더라..^^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영화가 아니었기에..
다만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이 저랬다면 그의 팬으로서 정말 쓸쓸하고, 가슴 아팠을 것이란 느낌...그리고 무엇이 커트 코베인을 저렇게 힘들게 했는지 보는 내가 안타까운 기분이었다고 해야할까...
영화 자체가 재미있지는 않았음에도 아직까지 인상에 깊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독특한 영화임에는 분명하다...마치 주술에 걸린 사람마냥 부분부분의 장면들과 그 불길하고 음울했던 음악들이 지금도 자꾸 떠오른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장면들은 역시 음악과 함께 했던 부분들이었다.
먼저 영화 중반쯤 나왔던가..자신의 저택에서 기타를 메고 쓸쓸하기 그지없는 소리를 연주하는 모습을 저택 밖의 시점에서 찍은 장면...
정말 불길하고 쓸쓸하고 어둡기 그지 없는 음악이었다..음악이 끝나감에 따라 서서히 멀어지는 카메라와 주인공의 절규...갑자기 드럼세트에 앉은 주인공의 드럼 난타까지 섞여서 묘한 분위기가...(나중에 정보를 찾아보니 이 곡은 주연배우인 마이클 피트가 즉흥적으로 작곡한 곡이라고..)
이 곡의 연주가 끝나고 한 여자가 찾아오는데, 바로 너바나의 선배밴드이자 생전에 절친했던 소닉유스의 킴 고든이 출연했다..주인공이 침잠해있는 그 저택에서 주인공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지만...결국 주인공은 저택에서 나가기를 거부한다..
킴 고든의 대사인 "네가 만약 여기 남는다면, 너는 아마..."
운명을 짐작했던 것이리라..생전의 커트 코베인에게도 이런 느낌을 받았던 것일까?
그리고 주인공과 함께 그 저택에 머물고 있는 친구들이 틀어놓은 음악..역시 불길하기 그지없는 간주와 함께 웅얼거리듯, 주술을 거는 듯이 나오는 목소리...이 노래를 따라부르는 주인공의 친구...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 곡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Venus In Furs'라는 곡이었다...그 유명한 바나나 그림이 그려진 앨범에 실려있는 곡..
그리고 저택의 연주실에서 주인공이 홀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
마치 커트 코베인이 마지막 MTV 언플러그드 공연에서 불렀던 것과 같은 느낌의...그 때와 비슷한 가디건을 입은 채 마치 커트 코베인이 환생한 것처럼, 그렇게 코베인스럽게 부르는 그 노래와 목소리...
(이 곡 역시 마이클 피트가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그러고보면 이 배우의 음악적 재능도 무시못할 것 같다..)
-- MUKTA 상헌 --
P.S) 이 영화 보고 너바나 음반을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또 다른 감동이...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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