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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K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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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옹의 힘은 화려한 공격 아닌 안정된 수비조직


올림피크 리옹이 3번의 도전 끝에 피스컵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2003년 1회 대회에서 PSV 아인트호벤에게, 그리고 2005년 2회 대회에서 토트넘 홋스퍼에게 우승컵을 넘겨주며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던 리옹은 결국 2007년 피스컵에서 볼턴 원더러스를 누르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매 대회마다 베스트 멤버를 출동시켜 가장 열심히 뛰고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리옹이었기에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이번 리옹의 우승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리옹은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의 리베르 플라테와 대회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리고 볼턴과의 결승전에서는 체력적 부담과 상대의 소극적 경기운영으로 리베르전보다는 조직적 움직임이 다소 떨어졌지만, 그래도 리옹만의 축구를 관중들에게 선사하며 즐거움을 줬다. 과연 ‘프랑스리그 6연패’를 할 만한 팀이라는 것을 입증한 것.

그렇다면 리옹의 힘은 무엇일까. 프랑스하면 떠오르는 ‘아트 사커’이고, 프랑스의 최강팀 리옹 역시 ‘아트 사커’로 불릴 만 하다. 그러나 아트 사커는 화려한 공격축구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 축구에 대해, 그리고 리옹의 축구에 대해 화려한 공격축구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그들의 진정한 힘은 안정된 수비조직에서 나온다.

리옹이 프랑스리그 6연패에 성공한 것도, 그리고 매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빅3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의 명문 클럽들을 상대로 강력한 다크호스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것도 안정된 수비조직 덕분이다. 이번 피스컵에서도 리옹의 수비 조직은 그 빛을 발했다.

리옹은 4백 수비라인과 4명의 미드필더들이 일자로 배치되는 전형적인 4-4-2 시스템을 구사했다. 그리고 이 8명의 선수는 거대한 장막을 형성해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공의 방향에 따라 8명이 마치 한 몸처럼 전후좌우로 움직인다. 선수간의 간격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어 마치 선수 간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엉뚱한 상상까지 하게 만든다.

그리고 무리하게 상대 지역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가하지 않는 점도 이채로웠다. 지금까지 전방에서부터의 강한 압박만이 현대축구의 흐름이라고 생각해왔음을 감안할 때, 다소 의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리옹은 8명의 라인이 중앙선 아래로 내려와 자신의 지역에서 세밀한 지역수비를 펼쳤다. 앞서 말한 4백 수비라인과 4명의 미드필더로 구성된 ‘人의 장막’은 결코 서두르지 않은 채 대형을 유지하고, 상대가 어쩔 수 없이 그 장막 안으로 들어오기를 유도한다. 그리고 상대가 그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블랙홀이 물체를 빨아들이듯 순식간에 조여 온다. 패스가 들어갈 만한 줄기는 이미 봉쇄되어 있고, 어느 순간 볼의 소유는 리옹으로 넘어와 있다.

비단 리옹 뿐 아니라 많은 세계적 명문 클럽들의 경기를 보면서도 이런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상대 지역에서부터의 적극적인 압박을 기습적으로 10-20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전체적인 수비라인을 아래로 끌어내린 채 안정적으로 경기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게임(혹은 토너먼트)에서는 거의 틀림없다. 수비 뒷공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이것을 상쇄하는 것은 볼을 빼앗은 그 이후의 움직임이다.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할 대목이다. 이들은 볼을 빼앗는 순간, 수비에 가담해 있던 미드필더들은 일제히 공격 방향으로 움직인다. 정교한 원투터치 패스로 전방 투톱에게 볼이 연결되고, 미드필더들 역시 상대의 공간을 향해 맹렬히 질주한다. 스피드가 뛰어나고 키핑력을 갖춘 투톱은 적절한 타이밍에 쇄도하는 미드필더들에게 연결해주고, 때에 따라서는 직접 해결하기도 한다. 미드필더에게 연결하고, 다시 리턴패스를 받아 침투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선택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그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경기를 관전한 박성화 신임 부산 감독도 이 점을 지적한다.

“이 부분에서 한국과 세계축구의 차이가 있다. 리옹의 경우에서도 보듯이 수비지역에서 촘촘한 수비망을 구축한 뒤 볼을 빼앗으면 그 순간부터 이미 선수들은 공격을 위한 움직임에 들어간다. 실제로 공이 전방으로 연결된 이후에 적어도 3-4명의 선수들이 무시무시하게 문전으로 쇄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이 점이 조금 부족하다. 적극적으로 움직여 상대의 볼을 빼앗는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볼을 빼앗은 이후에는 마치 자신의 임무가 끝난 것처럼 제 자리에 서 있다. 당연히 전방으로 볼이 투입되어도 고립되게 마련이고, 문전으로 쇄도하는 선수가 없으니 공격이 제대로 이어질 리가 없다. 이런 세계적인 팀들의 경기를 보고 우리 선수들도 어떤 점이 다른지를 깨달아야 한다.” - 박성화 감독

공감이 간다. 예전 발레리 니폼니쉬 감독(전 부천 감독)과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될 때 한국 선수들을 보면 제 자리에 서서 볼을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잉글랜드 선수들은 공간으로 치고 들어가 지역을 점유하면서 볼을 달라고 한다. 이것이 잉글랜드 축구와의 차이점이다. 같은 상황에서 잉글랜드는 적어도 3-4명의 선수가 공간으로 파고들면서 패스를 달라고 하는 반면 한국은 기껏해야 1명 정도이다.”

결국 같은 이야기이다. 이미 세계적인 축구흐름은 안정적인 수비망을 구축한 뒤,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공격으로 전환해 상대의 공간을 점유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뀌었다. 단순히 공격축구, 수비축구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리옹의 축구가 이 점을 대변해주고 있다. 리옹의 힘은 안정된 수비조직, 그리고 공격으로 전환했을 때의 그 엄청난 속도, 바로 이것이었다. 한국축구가 유심히 살펴봐야할 부분이다.


-- MUKTA 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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