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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K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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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옹vs리베르, 축구를 통해 황홀함을 느끼다.


19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17,604명의 관중들은 축구의 진수를 100% 만끽할 수 있는 행운을 잡았다.

이날 수원에서는 2007 피스컵 B조 예선 올림피크 리옹과 리베르 플라테의 경기가 열렸다. 프랑스리그 6연패에 빛나는 유럽 톱클래스 클럽 올림피크 리옹, 보카 주니어스와 함께 아르헨티나 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명문 중의 명문 리베르 플라테.

더군다나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던 리옹과 2승을 달리고 있는 리베르의 일전은 경기 결과에결승 진출이 가능한가, 즉 200만 달러의 우승상금(혹은 50만 달러의 준우승 상금)을 노릴 수 있느냐의 여부가 달려 있었다.

역시 상금의 힘은 무서운 것이었을까.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강력한 허슬 플레이와 혼신을 다하는 움직임으로 진검승부를 펼쳤다. 최고 수준의 두 팀답게 빠른 공수전환과 압박, 탁월한 볼 터치와 공간패스와 침투 등이 90분 내내 펼쳐졌다. 축구팬들의 눈이 잠시라도 경기장에서 떨어질 수 없게 만드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사실 지금까지 한국을 방문한 상당수의 세계적 팀들이 적당할 정도의, 다소 느슨한 플레이를 펼치는데 반해 이 두 팀은 정말 사생결단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이날 경기에서 리옹과 리베르는 모두 4-4-2 시스템을 기본 전술로 사용했다. 그러나 경기를 전개해나가는 과정에서는 유럽과 남미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먼저 리옹은 팀원 전체의 잘 짜여진 조직력을 바탕으로 전방의 카림 벤제마와 밀란 바로스, 그리고 시드니 고부와 하템 벤 아르파라는 공격적인 미드필더들의 공간 침투로 활로를 열었다. 원투터치의 패스웍으로 순식간에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리옹의 공격을 보고 있으면 깔끔함과 담백함의 미학이 떠오르기까지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반면 리베르는 좀 더 느슨하지만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정통적인 남미 스타일의 플레이를 구사했다. 전형적인 ‘10번’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담당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던 페르난도 벨루스치가 중심추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마우로 로살레스와 마르코 루벤 투톱은 끊임없이 리옹 4백 라인의 배후를 노렸다. 여기에 아벨라이라스의 정교한 왼발 역시 빛을 발했다.

개인적으로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열광적인 팬이기에, 이날 경기를 보면서 솔직히 리베르의 승리를 기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를 보면서 정말 감탄했던 것은 리옹의 4-4-2 시스템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리옹은 4-4-2 시스템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줬다.

4명의 4백 수비라인 위에 4명의 미드필더가 일자로 배치된다. 총 8명의 선수는 수비 시에 사각형으로 대열을 이뤄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8명의 선수가 거대한 틀을 형성해 볼의 방향에 따라 전후좌우로 이동한다. 상대가 공격을 위해 그 거대한 틀 안에 들어오면 순식간에 볼 주위를 조여 패스가 나아갈 방향을 없앤다. 순간적으로는 8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의 1/4 안에 들어와 상대의 숨통을 끊어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유지된 8명의 대형은 공격으로 전환 시에는 바로 패스의 길목 역할을 하며, 전방의 투톱에게 바로 볼을 전달한다. 리옹이 빠른 역습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이다.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오는 전술 시스템이었다. 이 아름다운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했다면 내가 정신이 이상해진 것일까?

지금까지 경기장에서 직접 본 경기 중에서는 예전 2002월드컵 16강에서 한국과 맞붙었던 이탈리아의 수비 움직임을 보고 감탄했던 적이 있다. 당시 후반 중반까지 보여준 이탈리아의 수비망은 ‘저 수비망을 뚫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라는 절망감을 들게 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전술적으로 잘 짜여진, 조직적인 수비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처음 느꼈던 경기였다. 그리고 이탈리아만큼은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 감동을 리옹의 조직적인 움직임에서 다시 한번 느꼈다.

그런데, 축구는 정말 묘하다.
도저히 빈틈을 찾아보기 힘들 것 같은 리옹의 조직망을 리베르 선수들은 뚫는 것이 아닌가. 도저히 패스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리베르 선수들은 볼을 빼앗기지 않고 간수한다. 상대의 압박을 버티다보면 결국 다른 쪽 공간에서 빈틈은 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연결한다. 때에 따라서는 순전히 개인의 능력으로 협력 수비를 펼치는 2-3명의 리옹 선수들을 따돌리며 스스로 기회를 포착해내기도 한다.

참 대단한 팀들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질식할 것 같은 조직을 구축하는 리옹이나, 그런 조직을 개인전술로 뚫는 리베르나...

정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날 수원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던 17,604명의 관중은 정말 횡재한 것이다. 이런 경기를 직접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평생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경기를 기자석에서 지켜본 나 역시 최고의 행운아이다.

200만 달러가 걸린 볼턴 원더러스와 리옹의 결승전에서도 이런 황홀함을 맛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아, 한 가지 덧붙이고 싶다. 피스컵 조직위원회에게 말이다. 다음 대회부터는 유럽에서 개최할 계획이라는 보도를 접했다. 부디 바라건대, 피스컵을 통해 한 단계 높은 축구의 오묘함을 느끼고 감동에 젖어있는 나 같은 축구팬들을 위해서라도 피스컵은 한국에서 개최해줬으면 한다. 앞으로도 쭈욱~~


-- MUKTA 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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