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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K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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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타의 남도기행 - 4월 10일


2001년 7월초였던가? 당시 하이텔 축구동호회 형들과 함께 의욕적으로 일했던 웹투사커를 그만두고 1주일 코스로 여행을 떠났었다.

감명깊게 읽었던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코스를 따라가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던 당시 여행은 공주와 부여의 문화 유적들과 수덕사와 개심사 등 태안반도 쪽, 그리고 변산반도의 부안 내소사와 개암사 등을 거쳤다.

버스를 타고 여행했기에 몇몇 코스는 한여름에 땀 뻘뻘 흘리며 걸어가다가 난생 처음으로 히치 하이킹도 하면서 찾아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땅끝 마을은 그 전에,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97년경이 아닌가 싶은데, 고등학교 때 친구 하나가 해남 쪽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어서 또 다른 친구 하나와 면회 가는 김에 땅끝 마을을 들렀고, 땅끝 전망대와 토말비 위에서 벅찬 감동을 느꼈었지..

그리고 2007년 4월...다시 그 곳들을 여행하게 됐다.
남도여행은 꼭 한번 다시 가고 싶었던 코스였고, 그 기회가 찾아왔다. 옛날과 다른 것이 있다면 이번에는 차를 끌고 가는 여행이라는 점...

이것은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일단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손쉽게, 빠르게 갈 수 있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그렇지만 예전 버스와 기차를 이용해서 여행했던 시절의 감흥이 약간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당시에는 그냥 여행 자체를 즐겼지만, 지금은 사진이라는 취미가 생겨서 카메라를 갖고 간다는 점?^^

내소사 전경


1. 부안 능가산 내소사(來蘇寺)

어쨌든, 10일 아침 남쪽을 향해 출발했고, 괜히 경부고속도로를 타려다가 교통체증에 막혀 힘들게 수도권을 빠져나왔다..^^

첫 번째 코스인 부안 내소사에 도착한 시각은 1시 30분경, 절 앞에 있는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한 이후 내소사 일주문으로 향했다. 일주문을 지나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전나무 숲길...청량함이 느껴져 온다..

내소사의 명물 전나무숲길


숲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왼쪽으로 난 길로 옮겼다..
사람이 없길래 그 길로 갔는데, 안내문을 보니 직소폭포로 가는 길이었다. 사실 평일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곳곳에서 단체버스로 봄날 꽃구경을 와서 너무 번잡했다. 그래서 사람이 없는 길을 택한 것인데...이것이...^^

직소폭포를 보고 싶어 산을 올랐는데, 그 산세가 제법 가파르다.
산 타기를 정말 싫어하는 내가 낑낑거리면서 올라가는데,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래도 산바람이 매우 시원해서 상쾌한 느낌..올라가는 도중에 후다닥 소리가 나서 보니 청설모 한 쌍이 나무 위에 있지 않은가..^^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카메라를 줌으로 당겨서 청설모의 자태를 찍었다..^^

숲에서 발견한 청솔모~


힘들게 40여분을 올라가는데, 내려오는 한 중년부부가 있길래 직소폭포 가려면 얼마나 더 올라가야하냐고 물었다...그랬더니 앞으로 1시간은 더 가야한다고..^^ 직소폭포로 가려면 반대쪽에서 올라왔어야 한다고 그러시더군..^^

차라리 좀 더 올라가서 풍경이 트이는 곳이 있으니까 거기까지만 보고 내려오라고 조언하길래 결국 폭포를 포기했다..^^

암튼 그 분들 말대로 조금 더 올라가니 정상은 아니지만, 그 비스무리한 분위기가 나는 곳이 나왔다. 딱 올라서는 순간 느껴지는 압도적인 풍경...너무나 시원스러운 풍경이었다..공간이 꽤 있었음에도 발 잘못 디뎠다가는 큰일 날 것 같은 그런 두려움마저 느껴지더군..^^

사진으로 찍긴 했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내가 느꼈던 그런 압도적인 풍경은 안나타났더라..사진 찍으려고 조금 앞으로 나가면서도 꽤나 두려움이 날 정도였는데 말이야..^^
거기서 보니 내소사도 아주 조그맣게 내려다보이더군..^^

결국 거기를 마지막으로 다시 산을 내려오는데, 다리가 나도 모르게 떨고 있더군..간만에 산을 타서 그런지 가만히 서있어도 다리가 떨리는 증상이..크크..

그렇게 내려와서 다시 전나무숲으로...
숲을 지나자 드디어 내소사가 보이고, 양 옆으로 벚꽃이 만발...

천왕문을 지나 들어가니 역시나 곳곳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펴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내소사 대웅보전~


목이 말라 앞마당에 있는 약수를 들이킨 후 대웅전을 찾아 부처님께 절을 드렸다. 확실히 문외한인 내 눈에도 최근에 새로 지어진 절간에 비해 훨씬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매력이 느껴진다..번듯하고 깔끔하지만 뭔가 기가 센 느낌의 요즘 절간에 비해 고요하면서도 은은한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개암사의 전경


2. 부안 능가산 개암사(開巖寺)

내소사를 나온 후, 향한 곳은 개암사였다.
내소사에서 차로 15분여 정도 걸렸나?

개암사 가는 길은 정말 좋다. 도로 옆에 벚꽃이 만발해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오고가는 차가 없어서 가다말고 그냥 세웠다^^) 그 풍경을 찍은 후 다시 달리기도..^^
그리고, 절 근처에 저수지가 있고, 도로가 저수지를 끼고 굽이굽이 이어지는데, 그 모습 역시 너무 좋다...^^
마침 이 풍경을 음미하고 달리는데, 라디오에서 조덕배의 ‘꿈에’가 흘러나온다..아마도 이 노래가 흘러나올 때마다 나는 개암사로 향하는 길이 생각날 것이다..

개암사 대웅보전과 그 뒤로 보이는 울금바위


어쨌든 그렇게 음악과 풍경을 즐기며 개암사에 도착했다.
개암사가 무엇보다 좋은 것은 사람이 없다는 점..^^
내소사와는 다르게 주차장 시설도 없어서 갓길에다 세워놓을 정도인 개암사는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 별로 없다. 절의 규모 역시 작긴 하지만 말이다..

2001년에 왔을 때도 그랬는데, 이번 역시 거의 사람이 없어서 나를 기쁘게 했다..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이 멋있다고 하지만, 한적한 개암사 숲길이 오히려 더 기분 좋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숲길을 지나 개암사로 들어서니 한적하다 못해 쓸쓸함이 느껴지는 개암사의 전경이 펼쳐졌다..옆에서 낮잠을 즐기던 개 2마리(진돗개의 잡종이라고 들었음)의 모습도 눈에 들어오고...

불성을 가진(?) 개암사의 개..^^


그런데 그 중 한마리가 실눈을 뜨더니 내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제법 덩치가 있는 개였지만, 그래도 절에서 풀어서 키운다는 것은 그만큼 온순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절밥 먹은 개인 만큼 나름대로 불성이 있겠다 싶어 편안한 마음으로 개를 맞이했다..^^

코를 킁킁대길래 손을 내밀어 냄새를 맡게 한 다음,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갑자기 드라마 [환상의 커플]이 생각나서 “이봐 개~ 이름이 뭐야?”라고 나상실 흉내를 내기도..-_-;
어쨌든 매우 온순한 개였다..크크..

그렇게 잠깐 개와 논 후에 대웅전을 향했다..대웅전 뒤로 보이는 산에는 큰 바위 2개가 있고, 그것이 대웅전의 배경 역할을 톡톡히 한다..문화유산답사기를 보니 울금바위라고 하는군..

부처님께 절을 드린 후, 가만히 서서 대웅전 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감상했는데, 이 고즈넉하고 느긋한 풍경은 역시 최고였다..

더군다나 바람까지 살짝 불어 대웅전 처마에 달려있는 풍경이 딸랑거리며 소리를 내는데, 정말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

너무 기분이 편안해져서 대웅전 문턱에 걸터앉아 30여분을 그냥 그렇게 풍경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있었다...역시 내소사보다는 개암사가 내 취향에는 더 맞는 것 같다..

개암사 대웅보전의 모습


문화유산답사기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유홍준 교수가 학생에게 “내소사가 좋니? 개암사가 좋니?”라고 묻는다. 학생이 대답이 없자 “둘 중 한군데서 살라고 하면 어디서 살래?”라고 다시 묻는다. 그러자 학생 왈 “개암사에 살면서 내소사에 놀러 다닐래요.”

내 마음과 정확히 일치한다..^^
내소사가 화려함이 있지만, 개암사의 여유로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산다면 개암사에 살면서 가끔 심심하면 내소사로 마실 나가는 것이 최고다..크크


여행 첫날의 숙박지였던 변산반도 모항비치텔에서 바라본 모항~


3. 변산 모항

이렇게 내소사와 개암사를 들른 후 변산반도의 끝자락에 있는 모항으로 향했다.
모항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갯벌과 멋있는 카페들...^^혼자가 아니라 여자와 왔어야 하는 코스였단 말인가..^^

암튼 그 풍경을 즐기면서 속도를 늦춘 채 드라이브를 즐겼다.
미리 인터넷을 찾아본 결과 모항에서는 ‘모항 비치’라는 모텔이 좋다고 해서 거기로 숙소를 잡았다. 방에 들어와 창을 보니 한 눈에 펼쳐지는 백사장과 바다...미리 확인해본 대로 풍경이 좋구만..^^파도소리도 철썩거리며 들리는 것이 더욱 좋구나..^^

간단히 씻은 후 바닷가로 나갔는데, 사람이 역시나 거의 없었다..^^
한 두쌍의 중년부부만이 거닐 뿐..크크..
사실 매우 심심한 해안이었지만(사람도 없고 하니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서해 특유의 가는 모래를 밟고 걸어가 앉았다..파도소리를 벗 삼아 또 한참을 그냥 멍하니..^^

이런 게 좋다..
사실 다른 사람과 여행을 가게 되면 이런 걸 즐길 수가 없다..그냥 내가 좋을 때, 그냥 그 자리에 언제까지나 있으면서, 그냥 내가 그 순간 느끼는 것들을 그냥 음미하고 싶은...
혼자서 하는 여행의 맛은 이런 것인 듯 싶다..

그렇게 한참을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으로 백합죽을 먹었는데, 8천원이나 하면서 맛은 더럽게 없었다..^^

첫째 날은 이렇게 지나갔다..


-- MUKTA 상헌 --

p.s) 추가사진들은 갤러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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