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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K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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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12 클럽 페스티벌을 다녀와서


지난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충남 부여에서는 2008 KFA U-12 클럽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지난 해 처음으로 시작된 이 대회는 KFA 2종 어린이 클럽들이 참가하는데, 올해는 총 24개팀이 출전해 A-B 그룹으로 나눠 열전을 벌였습니다.

결승전이 열린 24일, 부여 구드래 구장을 찾았습니다. 최근 며칠간 서늘한 날씨가 계속되더니 이날은 화창하다 못해 뜨거운 날씨였습니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한 폭의 그림처럼 멋들어지게 펼쳐져 있고, 파이팅을 외치며 공을 향해 달려가는 축구 소년들의 순수한 열정, 아이들을 격려하는 부모님들의 응원 소리가 더해져 최고의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유난히 저의 눈길을 모았던 팀이 있었습니다. B그룹 4강에 진출한 ‘참 스포츠’ 팀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4강전에서 시흥 FC를 만난 참 스포츠 팀은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선전을 펼쳤지만, 결국 3골을 내주며 1-3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경기력 면에서 완패를 당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동점골을 내주고, 역전골을 내주는 상황에서도 참 스포츠 팀의 코칭스태프가 보여준 태도였습니다. 국내의 다른 아마추어 축구 경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상당수의 코칭스태프가 경기 내내 선수들을 닦달합니다.

“이렇게 뛰어, 저렇게 뛰어”, “야~왜 그렇게 밖에 못 해~”, “야 임마~그걸 그렇게 처리하면 되냐~” 등등...

선수들에게 외쳐대는 지도자들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잔뜩 섞여있고, 선수들은 주눅이 든 채로 “예~”하고 대답하며 기계처럼 다시 뜁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유소년 축구에서는 코칭스태프의 지시가 많은 편입니다. 아이들이 아직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바로 잡아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어느 정도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왜 그렇게 뛰어야하는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지시대로 뛰기만 한다면 그것이 한국축구의 문제점이라고 항상 지적되는 ‘창의성 있는 플레이’로 연결될 수 있을까요? 플레이 하나하나를 지적하고 지시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핵심 포인트를 짚어 지적해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그 지시가 짜증이 가득 담긴, 지도자의 감정이 실린 지시라면 그것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적은 2종 클럽도 이러한데, 당장의 성적이 중요한 학원 팀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참 스포츠 팀은 달랐습니다.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코칭스태프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안정적이었습니다. 물론 작전지시는 있지만, 그 지시를 내리는 목소리는 차분했고 짜증이 전혀 묻어나있지 않았습니다. 상대에게 볼을 빼앗기고, 실점을 내줬을 때에도 역정을 내는 것이 아니라 “괜찮아~열심히 하자~”며 풀이 죽은 아이들을 오히려 격려했습니다. 상대에게 반칙을 해서 넘어뜨렸을 경우에도 코칭스태프에서 먼저 “가서 일으켜줘~”하며 아이들에게 페어플레이를 지시했습니다.

솔직히 놀라웠습니다. 나름대로 아마추어 축구 현장을 많이 다니는 편이지만, 그다지 많이 볼 수 있는 장면들은 아니었거든요. 참 스포츠 팀을 이끌고 있는 김대일 감독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전문적으로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축구가 좋아서 취미로 하는 아이들입니다. 주 2회 정도 훈련하기 때문에 다른 팀들에 비해 기술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에요. 실제로 경기를 뛰는 것을 보면 제 구상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할 때도 많죠. 그렇지만 부족하더라도 시합을 통해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점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운동생활을 했고, 또 10여년간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게 그런 거예요. 순간 강압적으로 해서 배울 점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들 스스로가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거죠. 이 아이들이 계속 축구를 할 수도, 축구가 아닌 다른 것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소양을 키우고,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배울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김 감독은 이러한 철학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시상식이 열리고, 참 스포츠 팀은 동메달을 받았습니다. 김 감독은 학부모 한 명을 모셔서(아마도 학부모 회장이신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메달을 걸어주는 작은 행사(?)도 가졌습니다. 김 감독은 옆에서 메달 도우미 역할을 했지요. 이런 자그마한 부분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현재 한국의 유소년 축구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서서히 선진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고, 그 과정 속에서 변화의 바람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글에서 언급한 부분들도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참 스포츠 팀의 코칭스태프 같은 분들도 더 많이 늘어나겠지요.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고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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