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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K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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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원더풀 라이프>



2002년 1월 6일...


안녕하세요. MUKTA 상헌입니다.

오랜만에 영화이야기를 하나 쓰게 됐네요..^^
그런데 사실 영화이야기는 아닙니다..^^
영화를 빙자해 제가 행복했던 순간들을 늘어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죠..핫핫..

며칠 전에 회사앞에 있는 시네큐브에서 <원더풀 라이프>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일본영화이더군요..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봤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정보도 모른 채..다만 영화를 보고왔던 분의 간단한 줄거리소개만을 듣고 왠지 끌려서 충동적으로 보게됐죠..^^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인간이 죽은 뒤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있습니다.
설정 자체가 모든 사람은 죽은 뒤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이 곳에 와서 자신의 일생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한 때를 선택하고, 그 밖에 모든 기억들은 지운 채 진정한 사후세계로 떠나간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주인공을 비롯한 면접관들은 죽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들이 가장 행복했던 때를 기억하게 하고, 그 순간을 영상으로 만들어 그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그들을 영원한 안식의 세계로 이끄는 역할을 하죠.

아이러니하게도 면접관들 자신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선택하지 못했기에 여기에 남아 계속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만...^^

나이차가 많이 나는 오빠가 사준 빨간 원피스옷을 입고 춤추던 어렸을 때를 회상하며 즐겁게 웃는 할머니, 엄마의 무릎을 베고 누워 귓밥을 파던 그 평화로웠던 순간을 선택했던 여고생, 어느 여름날 학교를 끝내고 집에 돌아가던 전차안에서 더위에 땀을 흘리던 순간 전차의 창문 사이로 흘러들어오는 시원스런 바람을 맞을 때의 행복을 잊지못하는 중년 남자 등등...

어쩌면 진정으로 행복했던 순간은 이런 사소한 것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좋긴 했지만 사실 전체적으로 영화 자체는 무척 밋밋했습니다.
한마디로 재미가 별로 없었어요...^^

이 영화의 진정한 미덕은 영화 그 자체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지?'를 추억하게 만든다는 것이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인 듯 싶습니다.


저 자신도 영화를 보면서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를 회상해봤죠..^^
어느 순간이었더라?
여러 순간들이 떠오르더군요..내가 죽으면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1. 제가 잠실 시영아파트에서 살고있을 때..그러니까 초등학교때였었는데..그 때는 거의 매일 모여서 축구, 야구하고 괜히 몰려다니면서 놀던 시절이었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친구들이랑 축구를 신나게 하다가 베란다에서 울려퍼지는 저녁먹으러 들어오라는 어머니들의 목소리에 하나 둘씩 집으로 들어가고 저와 제 동생, 그리고 몇 명만 남아 잡담 좀 나누다가 작별인사를 하고 집으로 들어가던 그 순간..그러니까 막 해가 져서 노을이 지는 그런 순간에 집으로 동생과 터벅터벅 들어가던 그 순간...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었죠..

2. 초등학교 5학년때 학교과제로 1달동안 달을 관찰하는 게 있었습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아파트 옥상에서 한 10분간 재빨리 관찰하고 나서 놀이터에 모여 이런저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 나누고, 누가 그네 멀리뛰나 내기하고..그랬던 순간...^^

3. 고등학교 여름방학때였죠..무더위에 현관문을 열어놓고 현관 앞에 앉아 들어오는 바람을 맞으며..라디오를 틀어놓고..미츠루 아다치의 <러프>라는 만화를 가득 쌓아놓고 읽던 한가한 오후 한때..
정말 행복했죠..^^

4. 역시 고등학교 여름방학때..역시 현관문을 열어놓고 현관 앞에서 동생과 바둑판을 갖다놓고 바둑을 두고 있고..우리의 귀염둥이였던 토욘(푸들이고 당시 생후 3개월 정도 됐었죠..정말 귀여웠었던 강아지..슬프게도 홍역으로 세상을 떴습니다..흑흑..이름은 제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북극의 개>라는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개의 이름..^^) 녀석이 장난친다고 다가와서 바둑판 밑에 들어갔다가 못나와서 낑낑거리고..그걸 보고 재미있어하던 나랑 동생..
그 순간도 너무나도 행복했던 순간이죠..

5. 고등학교 자율학습때..한 20여명 남았는데..모여서 공부는 안하고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타이슨이다. 아니다. 중동의 신비암살단(이름 까먹었다..^^)의 멤버들이다..아니다. 북한 특수부대원이다.' 등등의 시덥잖은 이야기와 서로의 초등학교, 중학교때 재밌었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눴던 순간..
그리고 자율학습때 공부는 안하고 소설 가져와서 몰래 읽었던 그 순간들..
지금 생각하면 행복했던 순간이네요..^^

6. 고등학교 졸업하고..그 해였는지 그 다음 해였는지..항상 어울리던 고상, 정일,병균이(모두 있었던가?)와 동네 벤치에 앉아서 정말 따사로왔던 햇살을 맞으며 역시나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갈구고...갈굼을 당하며 즐거워했던 그 순간..

음..더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이 안나는군요..^^
과연 제가 죽는다면 어떤 것을 선택할런지...^^

-- MUKTA 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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