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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페예노르트 한국 마케팅 담당 김영완씨, “유럽구단에서 배운 것 한국에서 접목하고파”


2004년 7월 7일 KFA 홈페이지 기사...


- 페예노르트 구단의 경우 한국어 홈페이지가 운영되고 있는데, 그것도 전부 혼자 관리하는 것인가?

그렇다. 내가 관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종국이를 위주로 자주 업데이트도 하려고 했는데, 초반에 잠깐 반짝하다가 한계를 드러냈다.(웃음) 아무래도 혼자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얼마 전 디렉터에게 한 소리를 들어서 다시 열심히 하고 있다.(웃음)

페예노르트 구단의 홈페이지는 상업적인 마인드가 발달해 네덜란드 클럽 중 유일하게 5개 국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어, 영어, 한국어, 일본어, 아랍어를 서비스하는데, 아랍어를 하는 것은 이집트 출신의 호삼 갈리라는 선수가 지난 시즌 하반기부터 좋은 활약을 펼쳤고, 이번에 튀니지 국가대표 출신의 카림 사이디라는 선수를 새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그 지역 팬들에게 서비스 차원으로 하는 것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페예노르트 구단은 자체 미디어팀을 두고 있다. 페예노르트 TV팀도 있는데, 자체적으로 ‘페예노르트 TV매거진’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홈경기 생방송을 하기도 한다.

특히 자체 제작한 ‘페예노르트 TV매거진’은 ‘풋볼 문디얼’이나 ‘아시아 풋볼쇼’와 같은 형식으로 선수 동향, 선수의 사생활, 인터뷰 등 3-4개 아이템으로 구성된 25분짜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네덜란드 전국방송에 판매되어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쯤에 방영된다.

- 지난 해 페예노르트가 일본 사이타마를 거쳐 부산에서 아시아 투어를 했는데, 흥행 면에서 엄청난 격차가 났다. 이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을 것 같은데.

반성해야할 부분이다. 계약이 투어 6개월 전쯤에 이뤄졌는데 반 호이동크, 에머튼, 부펠 등의 주축 선수들이 참가하지 못했다. 풀멤버로 와서 팬들에게 확실한 이미지도 심어주고, 받은 금액만큼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일정이 조금 맞지 않았다.

그런데도 일본 사이타마에서는 5만 3천명이 왔었다. 사이타마 지방정부와도 연관되는 1주년 기념매치였기 때문에 많은 준비가 있었고, 좋은 성과가 나왔다.
사이타마 경기 후에 부산으로 왔는데, 사실 공항과 호텔까지는 엄청나게 좋았다. 팬들이 공항에 몰려들어 대단한 반응을 보여줬고, 호텔까지 와서 환호해 주었다.

한국 축구팬과 일본 축구팬의 차이가 있는데, 일본팬들은 바리게이트를 치면 그 선까지는 넘어오지 않고 밖에서 난리가 난다. 반면 한국팬들은 일단 바리게이트라는 개념이 없고 경호원들이 막아서 그런지 마구 돌파해서 환호를 했다.

그리고 우리의 경우 다른 선수들은 들러리가 된 채 종국이에게만 환호하고 매달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일본팬들은 비록 주력 멤버가 몇몇 제외됐다 하더라도 다른 선수에게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만큼 우리 축구는 내셔널리즘에 국한되는 것 같고, 일본은 축구가 전반적인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쨌든 공항과 호텔에서 이런 반응을 받다보니 나와 종국이도 그렇고, 다른 선수들도 기대가 컸었다. “한국은 정말 팬들이 공격적이다. 내일 많이 올 것 같다”라는 말들도 나왔고..

심지어 부산 투어를 주관했던 회사에서도 예매가 2천장이 됐으니 한국의 상황으로 볼 때 2만명은 올 것이라고 예측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5천명이 약간 넘는 관중이 왔다. 그것도 그 거대한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에서...(웃음)

나중에 종국이가 “많이 아쉽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1-4로 대패한 것에 대해서 일단 부산팬들에게 미안하고, 뭐랄까..일본에서의 호응도와 비교가 되어서 감독이나 선수들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 송종국 이야기를 좀 해보자. 입단 초기와 지금을 비교할 때 경기력 측면이나 팀에서의 비중 등에 있어서 송종국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

모두들 알다시피 굴곡이 조금 있었다. 입단 첫해에는 아주 좋았다. 2002 월드컵에서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고, 오른쪽 윙백으로서 매우 충실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03/04시즌 전반기에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는데, 아마도 종국이가 선수 생활하면서 최악의 부진이 아니었나 싶다.

객관적으로 누가 보더라도 부진한 플레이였다. 패스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면서 한동안 벤치멤버로 내려갔다. 그 과정을 거쳐 윈터 브레이크를 마치고 후반기부터는 다시 주전으로 복귀했지만, 월드컵 때나 입단 첫해와 같은 수준으로 올라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감독이나 선수들, 구단에서 모두 인정해주고 있다. 월드컵 때나 입단 첫해에 보여준 플레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팀에서도 믿음을 갖고 기회를 줬고, 윈터 브레이크 이후 다시 제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대비하는 과정을 보면 조금 의외였다. 오른쪽 윙백 위치에서 종국이의 경쟁자였던 질 스베르츠(벨기에)를 아예 방출시켰기 때문에 이제 그 위치에서 종국이와 경쟁할 선수는 크리스티안 기안(가나)이란 선수밖에 없다.

이번 여름 이적기간에도 오른쪽 윙백 요원은 뽑지 않고, 주로 미드필더나 센터백 위주로 보강하고 있다. 일단 종국이를 첫 번째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아마 백업으로 기안만을 두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 영입한 미드필더나 센터백을 여름 트레이닝캠프를 통해 시험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종국이가 아시안컵이나 올림픽에 참가하게 되면 여름 트레이닝 캠프에 거의 참가하지 못하므로 구단으로서는 불안한 면도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뷰 당시 송종국의 올림픽 와일드카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편집자 주)

사실 내심 불안하기도 한데, 반대로 그만큼 구단에서 종국이를 신임하는 것 같다. 정식 대체요원을 뽑지 않은 것도 그렇고, 종국이를 가능하면 훈련에 참가시킬 수 없는지를 계속 문의하는 것을 봐도 그렇고...

이제 어느덧 종국이는 계약기간으로 봤을 때도 반환점을 지났고, 워낙 선수 이동이 심했기 때문에 팀 내에서도 중고참이 됐다. 이제 팀에서 살아남아 재계약을 하든, 아니면 더 좋은 리그로 진출하든 간에 다가오는 이번 시즌이 정말 중요할 것 같다.

- 옆에서 지켜봤을 텐데 송종국의 갑작스런 부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당시 종국이와 개인적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해봤는데, 종국이는 “별일 아니야. 축구만 잘하면 돼. 그러면 아무런 말이 안나올거야”라고 이야기했다.
일단 종국이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활달한 성격이 아니다. 차분하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한다.  언어 면에서 종국이는 영어보다는 네덜란드어를 배우고 있다. 2년차가 지나면서 말하는 것은 원활하지 않아도 듣는 것은 70-80%는 소화하는 상태였지만, 동료들과 활발하게 의사를 주고받지는 않았다.

종국이가 이런 이야기도 했다. 대표팀에 차출되어서 뛰고 오면 편하다는 것이다. 대표팀에서는 자신이 주인이 됐다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는데, 아무래도 외국 구단에서 뛰다보면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항상 보이지 않게 밀린다는 것인데, 아마 K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과 같은 심정일 것이다.

더군다나 성격 자체도 그런 부분에 대해 맞서 싸우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한번 자신감을 잃기 시작하자 백패스 실수, 볼 트래핑 실수 등이 한두번 나오고, 그러자 공격적인 페예노르트 서포터들의 야유가 쏟아지고...
이런 과정을 통해 밸런스가 급격하게 무너졌고, 그것이 3-4 경기 계속 되자 감독도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밸런스를 찾으라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또한 개인적으로 옆에서 지켜본 바에 따르면 생활하는데 있어 약간의 매너리즘이라고 해야할까,  불편한 점은 없지만 외국생활이 오래 지속됨에 따라 오는 외로움이나 무료함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들도 종국이가 해외생활을 하면서 거쳐야할 하나의 통과의례인 것 같으며, 앞으로를 위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 한국언론에서는 오노 신지와 송종국의 친분관계에 대한 보도가 많았는데.

실제로 친하다. 원정경기에서는 룸메이트이기도 하고...
오노는 상당히 활달한 성격이라 동료들과 나이트클럽에 가기도 하고 모든 선수들과 잘 어울린다. 종국이는 단체로 어울릴 때는 어울리지만, 개인적인 시간이 주어질 때는 주위 한국분들을 비롯해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주로 어울린다. 오노와는 페에노르트 선수들 중에 제일 편하고 친하게 지내는 것 같다.

늘 보면 서로 농담도 많이 하고, 집에 초대해서 노래도 같이 부르고, 생일날에는 서로 챙겨주고 초대하고, 부인들끼리도 친하게 지낸다. 아마 두 선수의 우정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 같다.

- 김남일도 잠시 엑셀시오르에 몸담았었는데. 아쉽게 페예노르트까지 올라가지는 못했다.

당시 페예노르트로서는 폴 보스벨트(현 맨체스터 시티, 네덜란드 대표) 이후를 대비할 마땅한 선수가 없었고, 그 과정에서 칠레 출신의 호르헤 아쿠나와 김남일이 영입비교대상이었다.

그런데 아쿠나가 전지훈련이 시작하자마자 합류해서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반면, 남일이는 훈련에 참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남일이는 웨스트햄에 갔다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다시 급하게 네덜란드로 날아와야 했다. 결국 컨디션도 떨어진 상태였고, 많은 것을 보여주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테스트 과정에서 내가 보더라도 차이가 났다. 남일이가 몸을 좀 사렸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내가 에이전트에게 “어차피 아쿠나와 경쟁해야 하는 것이라면 정말 끈질기고 강인한 투쟁심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분들은 “그렇게 했을 경우 부상 등이 발생했을 때 남일이의 미래는 어떻게 되느냐. 어차피 기본적인 것을 보여주면 될 것”이라고 했다.

모르겠다. 남일이도 그런 생각이 있었는지는...어쨌든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결국 아쿠나는 페예노르트와 정식계약을 맺게 되었고, 남일이는 임대계약과 함께 엑셀시오르에서 전반기를 뛰며 기량을 다시 한번 검증하겠다는 조건으로 남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에선 좋지 않은 쪽으로 많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남일이가 정말 절실하게 유럽에서의 경험을 원했기 때문에 조건이 좋지 않았지만 남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남일이가 엑셀시오르에서 뛰게 됐는데, 나중에 남일이가 유럽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개념 자체가 희미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이야기하더라.

분명 약간씩 역할은 다르지만, 미드필더는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에서 제일 많이 뛰어야 할 위치다. 2002월드컵을 거치면서 남일이는 상대의 공격차단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줬지만, 공격을 풀어나가는 능력에서는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 엑셀시오르에서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본인 스스로도 그 부분의 미흡함을 느꼈고...
그래서 결국 페예노르트와의 계약은 무산되고 말았다.

아마 남일이도 실망이 컸을 것이다. 그래도 나중에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네덜란드에서 자신의 포지션 역할에 대해서 배우고 느낀 것이 많았던 것 같다. 이후 K리그에서의 남일이 플레이를 봐도 아주 공격적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
아마 남일이에게 다시 한번 유럽진출의 기회가 온다면, 아니 남일이 뿐 아니라 우리 미드필더들이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공수를 겸비한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할 것 같다.

- 김남일, 송종국과 생활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는가?

페예노르트는 아파트를 총 34채를 보유하고 있다.  워낙 개인생활을 존중하기 때문에 선수들 개개인에게 별도의 아파트를 제공한다.
그 당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위층에 종국이가 살았고, 남일이는 내가 예전에 살았던 선수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주 왔다갔다했다.

당시 나도 혼자 살다보니까 하루는 종국이네서 밥을 먹고, 다음 날은 남일이네 집에서 먹으면서 서로 늘 편하게 지냈다.  정작 종국이와 남일이는 워낙 스케줄이 다르다 보니까 자주 만나지는 못했다. 오히려 내가 중간에서 도와줄 것 도와주고, 구단 관련 업무도 해줘야 하고,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심심했기 때문에 많이 왕래했다.(웃음)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은 남일이를 보러 네덜란드까지 날아온 6-7명의 열혈팬들이다.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분포되어 있었는데, 정말 용감하게도 플래카드들도 박스에 넣어서 가져오고, 남일이한테 줄 음식도 잔뜩 가져왔다.

경기장에 가서 모두 엑셀시오르 유니폼을 사서 입고, 머플러 감고, 플래카드도 3-4개는 걸었던 것 같다. 그것을 본 네덜란드 관중들은 박수치고 좋아하고...난리도 아니었다.(웃음)

마침 아인트호벤과의 원정경기가 있었는데, 그 경기에서도 재미있었다.
원래 네덜란드는 원정 응원을 갈 때 버스로 단체이동을 해야하고,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아서 내리고,  어웨이 관중들은 홈관중들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옛날에는 원정경기도 개별 이동이 가능했지만, 페예노르트 서포터가 고속도로에서 만난 상대팀 서포터를 살해하는 사건이 터진 이후 원정팬은 완전히 분리됐다. 서포터간의 충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온 이 친구들은 그런 규정을 잘 모르니까 엑셀시오르 유니폼을 입고 그냥 아인트호벤 일반석에 들어가 응원을 했다.  다행히도 아인트호벤 팬들도 그들이 한국인인 것을 아니까 나쁘게 보는 것이 아니라 신기하게 보고, 박수쳐주고 그랬다.
그리고 한 팬은 남일이에게 주려고 숙소에서 김치부침개를 만들다가 호텔 직원한테 경고를 받기도 했다.(웃음)

반면 종국이 팬들은 단체로 오지는 않았고, 지난 시즌 끝날 무렵에 팬클럽 운영진 3명이 와서 종국이를 만나서 놀다 간 적이 있었다. 이런 것을 보면 선수들 성격과 팬들의 성격도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 주제와는 조금 다른데 페예노르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번 시즌 감독이 굴리트로 바뀌었는데, 이전의 반 말베이크 감독과 비교한다면.

반 말베이크 감독의 특성은 일단 카리스마가 대단하다는 점이다. ‘아이스맨’이라는 별명답게 정말 무뚝뚝한데, 나 역시 초기에는 만날 때마다 아무래도 부담되고 불편했다. 그런데 지내다보니까 팀 전체를 휘어잡고, 운영하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말베이크 감독은 축구와 사생활을 철저히 분리하는 타입인데, 훈련을 비롯해 축구와 관련된 시간에는 철저하게 선수들을 관리하지만, 그 외적인 시간에는 모든 것을 선수 자율에 맡긴다.

팀 내 불화 같은 것도 감독 스스로가 철저히 관리한다. 사실 네덜란드 선수들은 개성이 상당히 강하다. 얼마 전 아스날로 이적한 반 페르시도 워낙 개성이 강한 선수인데, 자신이 왜 주전이 아닌지 이해못하겠다며 감독에게 항의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반 말베이크 감독은 왜 기용이 되지 못하는지를 정확하게 이야기해주면서 다시는 그런 이야기가 안나오게 했다.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이 좀 그렇긴 하지만, 선수들을 눌러야 할 때는 확실하게 눌러버린다. 선수 길들이기를 참 잘했던 감독이다. 반면 융통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웃음)

대신 굴리트 감독은 아직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 들은 이야기로는 상당히 오픈되어 있는 감독이라고 들었다. 말도 많이 하고, 선수들과도 친구처럼 지내는 스타일이라고 들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으로서 어떤 성과를 올릴지 나 역시 기대된다.

- 지난 시즌 페예노르트는 보스벨트나 반 호이동크 등의 간판급 스타들을 이적시키면서 고전했다. 그들을 이적시킨 것에 대한 반발도 많았을 것 같은데.

물론 팬들은 “왜 파느냐, 돈을 주고서라도 묶어두지”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단편적인 측면만 본 것이다.
일단 선수들이 어느 시점에 가면 새로운 곳에 대한 도전을 원하게 된다. 여기에는 물론 프로이다보니 금전적인 부분도 있고...

보스벨트나 반 호이동크, 에머튼, 칼루 같은 선수들도 자신들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반 호이동크 같은 경우 200만 유로를 받았었는데, 재계약을 할 경우 그 이상을 보전해달라고 요구했다.
구단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비즈니스 논리로 계산해보면 반 호이동크와 고액의 재계약보다는 유망 선수를 발굴해서 키워서 선수이적 수익도 바라보는 측면을 더 매력적으로 보게 된다.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있겠지만, 해외에서 이적제의가 오고, 선수들도 나가길 원하고, 그 선수들을 페예노르트에서 잡기에는 금액적으로 너무 커진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이적이 되는 것 같다.

더군다나 네덜란드 리그 자체가 새로운 유명 선수를 다시 영입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중간급의 네임밸류를 갖고 있는 선수나 아예 어린 유망주를 새롭게 영입해서 다시 팀웍을 맞춰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사실 그 부작용이 지난 시즌 전반기에 확연히 나타났다. 새로운 선수들이 워낙 많다보니 팀이 중심을 잃었고, 그 과정에서 3위 자리도 힘들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런데 후반기 들면서 서서히 조직력이 맞아 들어가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 시즌에는 기대된다.

- 방금 이야기가 나왔듯이 지난 시즌 성적이 좋지 않자 팬들의 야유도 매우 거셌는데.

앞에서도 잠시 이야기했지만, 주요 선수들이 이적하자 서포터들의 반대가 대단했다. 더구나 이후 성적이 좋으면 상관없겠지만, 실제로 이들이 이적한 후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까 더욱 거셌다.

3-4경기가 지나자 회장단이 앉아있는 VIP석에 하얀 손수건을 꺼내들고 떠나라고 할 정도였고, 일부 훌리건들이 경기장 근처를 서성거리기는 모습도 나타났다. 자칫 잘못했다간 폭동이 일어날 뻔하기도 했다. 그렇잖아도 네덜란드 내에서 페예노르트 서포터들은 위트레흐트, 덴하그의 서포터와 함께 과격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웃음)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렇게 실망하고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4만 7,8천명의 관중이 늘 운집한다는 것이다. 연간 시즌티켓만 3만 3-4천장 정도가 나가고, 일반 티켓도 1만장이 넘게 나가니까...이런 점은 정말 부럽기도 하다.

- 이것은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데, 페예노르트 유니폼을 보면 패치도 있고, 뭔가 상당히 복잡하다.(웃음)

일단 가슴에 있는 스폰서 이름이 길어서 그런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그것은 로테르담 지역의 보험회사명이다.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금융회사가 성과가 좋기 때문에 축구팀에 스폰서로 참여하는 금융회사가 많다.
어쨌든 올 시즌부터 스폰서가 바뀌었는데, 3년에 500만 유로에 계약했다. 성적에 따라서 700만 유로까지 받기로 했다.

그리고 패치 같은 것은 유럽구단들 모두 마찬가지이다. 유명구단일수록 심한데, 늘 유니폼의 기본은 바뀌지 않지만, 해마다 조금씩 변형된다. 패치도 약간 바꾼다든지, 없애버린다든지, 배열을 조금 바꾼다든지, 유니폼 깃을 넣었다가 빼기도 하고...
홈, 원정, 유럽 대회용 유니폼이 모두 바뀐다. 이것은 모두 유니폼 머천다이징 수입을 증대시키기 위해서이다.

사실 페예노르트가 네덜란드 구단 중 머천다이징 수익이 가장 큰 구단이다. 나도 페예노르트에 근무하기 전에는 아약스와 아인트호벤을 더 높게 생각했는데, 네덜란드 자체의 팬 규모는 아약스와 페예노르트가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 페예노르트와 같은 유럽구단과 비교할 때 K리그 구단들이 보완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일단 기본적인 룰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원정팀과 원정 서포터들이 와서 경기장을 빠져나가기까지 과정에서 우리는 아직까지 그들에 대한 특별한 보호가 없다.

사설 경호원들이 주위에 있을 뿐인데,  네덜란드의 경우 가이드 라인 자체를 확실히 만들어 통제하고, 그 밖에는 경찰이 완전히 에워싸 통과 자체를 못하게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경찰보호를 요청해도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웃음)

얼마 전 경기 끝나고 성남팬들과 상대팀 코칭스태프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사실 말도 안되는 이야기 아닌가. 홈팬하고 상대팀 선수 및 코칭스태프가 그렇게 출입구에서 마주치도록 자유롭게 방치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어쨌든 이런 부분에서는 연맹 차원에서 정해진 룰이 있어야 한다.

구단 역시 마케팅 차원에서 하나하나 정례화 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스폰서에 대한 배려는 매우 중요하다.
유럽구단들은 그 팀만의 고유문화나 색깔을 갖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페예노르트의 경우은 경기 전에 열혈 서포터가 선수들과 같이 몸을 푼다. 그러면 그 서포터와 장내 아나운서가 인터뷰를 하면서 오늘 경기결과나 좋아하는 선수 등을 물어보고...

그리고 선수들이 입장할 때는 페예노르트 구장은 특이해서 전자식으로 밑에서 선수들이 나오는데, 그 때쯤부터 팀 자체 노래 3-4개가 흘러나오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선수들이 나올 때는 어린이들이 스폰서 기업명이 새겨져있는 깃발을 들고 같이 나오고...

구장 자체를 꾸미는데 있어서도 스폰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구장 전체에 죽은 공간이 없다. 노출되는 모든 공간은 스폰서 로고로 장식된다. 심지어 터키의 페네르바체 같은 팀은 좌석 하나하나에도 자신들을 후원하는 스폰서의 로고를 부쳐놓는다.
프랑스에서 대표팀 경기는 주로 생드니 스타디움에서 하는데, 계단 틈에도 카페트 광고를 해서 경기를 볼 때 TV에 선명히 드러나게 하기도 한다. 이런 점들은 배울 필요가 있다.

우리 구단들은 유럽과는 축구문화가 조금 다르고, 그렇게 하더라도 당장 수익으로 환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그런 규칙이나 마케팅에 있어서 그 구단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은 연맹에서 이렇게 하자고 하는 것보다는 구단 자체에서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 한국은 경기장이 구단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제약이 있다. 페예노르트는 어떤가?

페예노르트 역시 경기장 내에 사무실이 있긴 하지만 구단 소유는 아니다. 로테르담 시정부의 소유이며, 데 큅(De Kuip, 페예노르트 홈구장 이름)이란 구장관리회사가 따로 있다. 서로 공생공존하는 형태이며, 구단에서는 장기임대 형식으로 경기장을 사용한다.

구장을 소유하고 있는 시정부나 관리하는 회사는 축구수익 뿐 아니라 콘서트, 장터 등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한다. 그러나 축구경기가 있을 때는 확실히 비워두고, 잔디관리도 확실히 해주니까 별 문제는 없다.

지금 유럽구단들은 TV중계권이나 스폰서를 통한 수입은 어느 정도 한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제 3의 수익으로 바라보는 것이 구단 시설을 이용한 사업이다.
특히 잉글랜드 구단들은 전 구단이 자기 소유의 경기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기장에 쇼핑센터나 체육시설, 식당 등을 만들어 경기장에 늘 사람이 모이게 만든다. 축구경기가 없는 날에는 축구 박물관 투어를 하기도 하고...
레스토랑에서는 그 구단의 특식, 선수들이 잘 먹는 요리, 선수들의 이름을 붙인 요리 등을 메뉴로 개발해서 내놓기도 한다.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나 계획, 목표 등이 있다면.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역시 내가 축구단에서 일했고, 축구 공부를 했던 사람이니까 프로구단에서 일하는 것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보고 있고, 면접도 보려고 하는데 쉽지만은 않다. 나름대로 축구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인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필요성이 그렇게 큰 것 같지는 않다.

구단에 들어가는 것이 1차 목표이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마케팅 전문회사나 일반기업체의 스포츠마케팅 입사도 고려하고 있다.

- 긴 인터뷰 감사하다. K리그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 MUKTA 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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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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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규, “아시안컵을 통해 큰 경험을 쌓았다-이란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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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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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알버츠 칼럼> “세계대회 목표로 매 단계별 특화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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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2 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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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알버츠 칼럼> “어린 선수들 만성적인 부상에 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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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2 1413

 ②페예노르트 한국 마케팅 담당 김영완씨, “유럽구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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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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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페예노르트 한국 마케팅 담당 김영완씨, “유럽구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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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2 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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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90년대 스트라이커 킬러’ 박광현, “유소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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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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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90년대 스트라이커 킬러’ 박광현, “유소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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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2 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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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김진규, “김태영의 뒤를 이을만한 파이터형 수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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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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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김진규, “김태영의 뒤를 이을만한 파이터형 수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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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12 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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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 MVP 박병규, “고려대 수비라인을 이끄는 중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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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0 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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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동현, “재활은 끝났다. 이제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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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0 1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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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김호곤 감독, “부족한 2%는 본선에서 채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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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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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김호곤 감독, “부족한 2%는 본선에서 채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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