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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③K리그 도움왕 홍순학, “무명에서 K리그 최고 도우미로”


2004년 12월 19일 KFA 홈페이지 기사...


- 첫 시즌과 비교했을 때 올해에는 장족의 발전이 있었다고 보여지는데, 본인이 생각할 때 어떤 점이 가장 변했다고 생각하나?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자신감과 경기장에서의 시야이다. 감독님께서 믿어주시고, 나 자신도 자신감이 생기다보니까 작년과는 달리 똑같은 패스를 하더라도 자신있게 할 수 있다. 경기장에 나가서도 팀 선배들이나 동료들이 나를 믿고 많이 패스를 해주게 됐고, 나도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집중력을 갖고 볼을 연결해줬다.

그리고 지난 해에는 등지고 볼을 받았을 때 한번 트래핑을 하고, 볼을 안전하게 만든 뒤 돌아보고 패스를 했다면 올해에는 볼이 없을 때나 공이 올 때나, 공을 잡을 때나 항상 주위를 먼저 살핀다. 미리 주위를 보며 상황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야도 넓어졌다.
작년에는 볼을 잡았을 때 패스할 공간이 1-2개 보였다면 올해는 3-4개 공간이 보인다.

또한 올해에는 동계훈련을 통해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에서 전혀 문제가 없었고, 상대가 체력적으로 힘들어 할 때도 나는 괜찮다보니까 똑같은 실력이라 해도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 아무래도 작년과 달리 동계훈련을 충실히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렇다. 지난 시즌 동계훈련에서부터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올해는 동계훈련부터 몸을 강하게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래서 다치지만 말자라는 생각과 함께 동계훈련에서 정말 열심히 했고, 시즌에 들어갔을 때 어떤 팀의 어떤 선수와 붙어도 자신 있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 차이가 정말 큰 것 같다.

- 대구의 전력 역시 지난해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 같은데.

무엇보다 노나또와 훼이종, (진)순진이 형 등 스트라이커들이 대폭 보강되면서 팀의 공격력이 매우 강해졌다. 내 도움 역시 앞에서 말했듯이 이 선수들이 잘 넣어줬기 때문에 증가했던 것이고, 팀 득점력 역시 작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결과적으로 팀 득점이나 도움, 공격포인트 등에서 K리그 1,2위를 다툴 정도까지 강해졌다. 반면 실점 부분에서도 최다실점을 했는데, 그것은 그만큼 많이 넣고 많이 실점하는 화끈한 축구를 했다는 뜻이다. 만약 우리가 조금 더 수비 위주로 경기를 펼쳤다면 최다실점을 기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년에도 수비보다는 골을 더 많이 넣어서 이기는 축구를 하고 싶다.(웃음)

- 도움 1위를 차지한 것에도 이런 공격진의 힘이 한 요인이겠다.

한 요인이 아니라 절대적인 요인이다.(웃음) 다른 팀 선수들과 뛰어보지 않았지만, 어쨌든 우리 공격수들은 넣기 어려운 패스도 골로 잘 연결시켜줬다. 그래서 나도 큰 덕을 봤고..(웃음)

개인적으로는 전기리그와 컵대회까지는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뛰었기 때문에 내가 공격할 기회는 적었다. 내가 나 자신을 평가할 때 패스나 슛이 태클이나 헤딩 등에 비해 더 자신이 있었지만, 그런 부분을 발휘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전반기가 지나면서 팀이 점차 괜찮아졌고, 후기리그에 접어들면서 감독님께서 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면서 수비부담을 줄어주셨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감각이나 시야도 많이 살아났고, 후반기 6경기 만에 도움 4개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 그런 상황에서 또다시 부상으로 시즌 막판에 고전했는데.

그 점이 너무 아쉽다. 11월 3일 인천전에서 어깨 탈골을 당하면서 남은 4경기에서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결국 이후 도움을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웃음)

그런데 말하고 싶은 것은 지난 해 부상당할 때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몸상태가 좋을 때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흔히 100%의 컨디션보다 80%의 컨디션일 때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준다고 하는데, 그 말이 정말 맞다.

몸이 좋다보면 평소에 안하던 플레이를 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오버하게 된다.
인천전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들어 가장 몸이 좋았던 날이다. 경기에 앞서 몸을 푸는데 정말 날아갈 것 같았다. 그래서 팀동료들에게도 “형, 나 몸 정말 좋으니까 무조건 볼 줘요. 도움 2개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했었다.(웃음)

그리고 경기 시작 3분 만에 어깨를 다쳤다. 3분 동안 볼을 3번 정도 잡았는데, 치고 나가면 수비들이 다 제쳐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웃음)

다친 상황도 훼이종이 나에게 패스한 볼이 조금 길었다. 그런데 볼을 잡는 순간 저쪽 멀리 태클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럼에도 살짝 태클을 피하고 볼을 한번 쳤는데 길었다. 예전 같이 포기하고 그냥 수비위치를 잡으면 되는데, 몸이 워낙 좋으니까 이것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한번 더 툭 쳐놓고 옆으로 줬는데, 그 순간 태클이 들어와서 떨어지면서 어깨를 다치고 말았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어린 선수들이 들어왔을 때도 몸상태가 좋을 때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다. 2년 동안 2번 크게 다친 것이 똑같은 경우였으니까...

- 어깨부상 이후 아무래도 위축된 모습이었는데.

어깨가 탈골된 이후 팔의 각도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훈련을 마음껏 할 수 없었고, 1주일 쉬면서 몸상태가 많이 떨어졌다.

결국 1경기를 결장했고, 그 다음이 전남전이었다.
우리가 전남과의 경기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감독님이 꼭 이기길 원하셨다. 거기에다가 전남 이장수 감독님이 제자이셨으니까 더욱 그런 마음이 드셨을 것이다.

나도 꼭 이기는데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다. 아픈데도 불구하고 기회를 주셨으니 너무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전남전은 뛰지 않은 것만 못했다. 결국 전반 끝나고 교체됐다. 원래 왠만하면 교체를 당하지 않는데, 얼마나 좋지 않았으면 교체했겠나.(웃음)

경기 내내 어깨에 신경이 쓰여서 안되겠더라.
공이 올 때 뒤를 돌아보면 상대 선수가 뛰어오는데, 공보다 어깨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결국 남은 3-4경기에서 제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고생했고, 팀 역시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아파서 경기도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가 자꾸 부딪쳐오니까 신경질도 나고, 그러다보니 시즌 마지막 부천전에서는 처음으로 퇴장을 당하는 아픔도 맛봤다.

- 팀 내에서 특별히 호흡이 잘 맞는 선수를 꼽는다면.

공격수들과는 전부 잘 맞는 것 같다. 노나또, 훼이종, (진)순진이 형 등과 잘 맞고, (윤)주일이나 인지오와도 오래했기 때문에 호흡이 좋다. 특히 노나또와 순진이 형은 아마 내가 도움을 2개씩 해줬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 면에서도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도와줬다기보다는 나를 도와줬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노나또는 평소에도 정말 영악하다.(웃음)
내가 아파서 쉬기라도 하면 팀닥터에게 가서 물어볼 정도이다.(웃음) 경기 전에도 나를 보면 “순학이~패스~패스”라고 외친다.(웃음) 그만큼 골욕심이 많은 선수이다.

그렇다고 내가 일부러 노나또에게만 패스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만큼 골 넣을 자신감이 있으니까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이다.

- 그렇다면 가장 까다로운 팀이나 선수는 어떤 스타일인가?

우리 팀이 수원에게 1승도 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면면도 대단하지만 팀으로서도 강하다.

특히 컵대회 때 수원과 경기했을 때는 ‘정말 이 팀은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수원은 수비라인이 잘 갖춰져 있다. 미드필드에서는 김두현 선수나 김진우 선배님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진우 선배님은 포지션상 나와 많이 맞붙는데, 그 선배의 수비력이 정말 대단하다. 경기상황을 읽고 잘라야할 때 확실히 잘라주는 선수이다.

- 차범근 감독도 김진우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하더라.

잘 드러나지 않은 선수에 대해 감독님들이 그런 칭찬을 많이 해줘야 한다. 사실 김진우 선배님 하면 주위에서도 수원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라고 많이 이야기한다.

김진우 선배와 직접 경기하기 전까지만 해도 오히려 김두현 선수가 더 눈에 띄었다. 볼 잡는 횟수도 더 많고...그런데 김두현 선수가 그렇게 뛸 수 있는 것도 사실은 그 뒤에 김진우 선배가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인정하는 수원의 살림꾼 아닌가.

나도 대구에서 그런 살림꾼 역할을 하고 싶다. 포지션이나 역할에 상관없이 팀에 꼭 필요한, 눈에 띄지 않더라도 팀 입장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 내년 시즌에는 어떤 점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나?

올 시즌 운이 좋게도 도움왕을 차지했는데, 이것은 앞으로 내 축구인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자신감도 더욱 많이 생겼다.

내년에는 나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동계훈련을 충실히 해서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내년에는 감독님도 상위권을 목표로 하시니까 전체적으로 올해보다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 축구선수로서 대표팀에 대한 욕심도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뽑아달라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팀이 성적이 좋아지고, 나 자신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줘야할 것이다.

지금은 홍순학이란 선수를 기술위원회에서 1명도 모를 수도 있지만, 꾸준히 발전해나가다보면 1명, 1명 알아봐주지 않을까 싶다. 또한 항상 준비하는 자세를 갖춰야할 것 같다. 내 경기, 또는 나는 아니더라도 상대 선수를 보러왔다해도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주의깊게 볼 것이고, 그러다보면 기회가 올 것이다. 10경기 잘하다가 막상 보러왔을 때 좋지 않으면 안되지 않겠는가. 꾸준한 모습이 중요하다.

꼭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선수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 앞으로의 축구인생에 있어서 장기적인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뭐..다들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에 뽑히고, 해외진출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다. 나도 당연히 이런 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로서는 선수가 아무리 잘해도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가 올 시즌 도움왕을 차지했지만, 만약 김두현이나 윤정환, 최성국 같은 선수들이 도움왕이었다면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다.

그렇기 때문에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최고로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나도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선수에게는 작은 목표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현재로서 가장 큰 목표이다.

- 인터뷰 감사하다.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고, 본인도 더욱 일취월장하기를 기원한다.


-- MUKTA 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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