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Total 276 articles, 19 pages/ current page is 4
   

 

  View Articles
Name  
   MUKTA 
File #1  
   member2002.jpg (91.3 KB)   Download : 22
Subject  
   <주무 이야기>김대업 대리(6)

2002월드컵을 함께 했던 선수들과 스태프들/축구가족>

2002년 10월 28일 기사...


어느덧 2002 한일월드컵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고 한국 대표팀은 그 축제의 무대에서 여전히 살아남아 전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었다.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까지 꺾은 한국을 기다리고 있는 상대는 '전차군단' 독일이었다. 이제 독일만 꺾으면 요코하마행이다. 독일전 직후 언론에서는 '이제 할 것은 다 했다'라는 논조의 글들이 많았던 것 같다. 히딩크 감독이 독일전에서 유독 별다른 액션 없이 조용했던 이유도 이런 것 아니겠는가 라는 식으로 이야기했고.

그러나 대표팀 중 누구도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할 것 다했으니 경기를 다소 느슨하게 해도 되겠지?'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요코하마로 가고 싶어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일부에서는 '이만큼 왔으면 됐다. 우리가 결승 진출하면 월드컵이 망한다. 세계축구가 죽는다', '제대로 된 축구를 위해선 브라질과 독일이 붙어 피날레를 장식해야 하지 않나' 이런 말들을 했다. 그러나 어차피 저질러진 물이고 역사는 이미 뒤집어진 상황이었다. 우리가 역사를 뒤집어놓고 책임까지 질 필요는 없지 않은가?

솔직히 이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요코하마에 가서 멋지게 한번 마무리를 장식해봐야 하지 않겠나? 선수들도 '월드컵 결승에 우리도 한번 가보자' 이런 생각을 했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으니 이제 그만..' 이런 생각은 그 누구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때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을 포함한 선수단 전원은 "우린 일을 저지르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어차피 4강에 올라온 것만 해도 뒷감당을 할 수 없는 곳까지 온 것이다. 후배들아! 미안하다! 뒷일은 알아서 책임져라. 우리는 도망간다" 이런 식의 생각이었다.(웃음)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결승까지 가서 한번 일 저지르고 사라지자'라고 서로에게 다짐했고 그런 마음으로 독일전에 임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선수들의 체력은 이제 100% 완전히 바닥난 상태였다. 일부 주전급 선수들은 걷는 것 자체가 힘들 정도였으니 말 다한 것 아닌가.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비록 0-1로 패하긴 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떳떳할 수 있는 그런 준결승전을 치러냈다. 선수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터키와의 3/4위전을 끝으로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역사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미 독일전을 통해 모든 체력이 완전 바닥이 난 대표팀은 터키전에서 집중력 저하를 보이며 경기 초반 쉽게 무너졌다. 다행히도 이을용의 환상적인 프리킥과 경기 종료 직전 송종국이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끝까지 성원해준 국민들에게 보답을 할 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터키전은 경기가 끝난 뒤 상대팀인 터키 선수들과의 우정, 지금까지 대표팀을 성원해준 국민들에 대한 선수들의 고마움과 감사함을 표시하는 세레모니들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히딩크 감독에 대한 고마움의 헹가래도 마찬가지였고.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터키전이 끝난 뒤에도 월드컵이 끝났다라는 느낌은 없었다. 할 일이 산더미 같아서 오히려 두려움이 엄습해왔다.(웃음)

몸은 완전히 녹초가 되어 움직일 힘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무슨 행사가 그렇게도 많이 잡혀있는지..(웃음) '결국 7월까지 가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너무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포감이 밀려왔다.(웃음)

어찌 됐든 2002년 6월 한달 동안 대한민국을 축제의 장으로 몰아넣었던 월드컵은 이제 끝났다. 대표팀 주무를 맡은 이후의 여러 가지 일들, 월드컵에서의 황홀했던 순간들이 떠오르곤 한다.

개인적으로 대표팀 선수들 중 특히 손이 많이 갔던 선수들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황선홍 선수나 최용수 같은 부상 선수들일 것이다. 반면 홍명보 선수나 설기현, 이영표, 최태욱 같은 선수들은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본인들이 알아서 잘 하는 선수들이었다. 본인들은 자신들한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좀 섭섭해하기도 했지만 말이다.(웃음) 한편 인터뷰에 가장 많이 시달린 선수는 짐작했겠지만 김남일과 안정환이었다.(웃음)

한편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했던 선수는 홍명보 선수이다. 정말 팀의 모범이 되는 선수였고 한국축구사에 있어서 길이 남을 선수이다. 홍명보 선수의 자서전이 아직 나오기 전, 본인이 직접 사인을 한 초판본을 나에게 건네줬을 때는 정말 감동을 받았다.(웃음)

히딩크 감독의 경우는 달변가였다.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알고 있는 노련함이 있었다. 물론 지도자로서의 역량에 있어서도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히딩크 감독과 함께 한국축구의 신화에 일조를 한 네덜란드 스태프들의 경우 어떤 부분에서는 '정 떨어지는 서양인들이구나'라고 생각도 들었지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는 그런 철저한 부분에 대해선 배워야 할 점이었다. 다만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정과 의리 같은 부분은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만남들은 큰 재산으로 남을 것 같다. 다들 너무나 힘든 상황도 많이 겪었고, 감동적인 상황에도 같이 있었다. 그 선수들과 같이 역사의 현장에 같이 있었고, 그 선수들과 친분을 가졌던 자체가 큰 행복이었다. 아마 세월이 많이 흐른 뒤에도 그 때의 좋은 추억들을 술안주 삼아 '그 때는 내가 그랬지'라고 즐겁게 회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었고, 개인적으로 시드니올림픽 대표팀부터 시작해 2년 6개월여 동안의 세월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은 있다. 내 생활이란 것이 없고 항상 남을 위해서, 팀을 위해서만 살아온 세월이니까 말이다. 젊은 20대 후반에 제대로 여가를 즐기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월드컵이 끝나고나서도 한동안 무기력증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 약 1주일간은 아무 생각도 없이 멍하니 지냈던 것 같다.(웃음) 그만큼 월드컵은 좋은 기억 못지 않게 힘든 부분도 많았었다.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라고 한다면 아마도 싫다고 할 것 같다.(웃음)

이제 이 글도 마무리지어야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다시 한번 말하자면 월드컵 자체는 선수단 전원에게 하나의 역사였다. 아마 평생을 가도 잊지 못할 추억이었을 것이다. 어떤 선수에게 내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너 경기를 못 뛰었는데 아쉽지 않느냐?" 그랬더니 그 선수는 "절대 아쉽지 않다. 경기는 뛰지 못했지만 내가 여기 23명 안에 들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자손들에게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순간 나도 감동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힘들었다', '기억하기 싫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뒤돌아서서 다시 한번 그 순간들을 느껴보면 정말 찌릿찌릿하다. 경기장을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였던 수많은 관중들, 대표팀을 성원해줬던 모든 분들...모두 하나가 되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던 선수들과 모든 스태프들...

아마도 조금 더 지나 그 순간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 함께 술자리라도 한다면 대단한 안주거리가 될 것이다. 그들과 함께 "너 그 때 기억나냐?"라고 서로 웃으며 즐겁게 그 때를 회상하며 술잔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끝...

-- MUKTA 상헌 --


    

 




231
 <주무 이야기>김대업 대리(3),

MUKTA
2004/08/14 782
230
 <주무 이야기>김대업 대리(4)

MUKTA
2004/08/14 671
229
 <주무 이야기>김대업 대리(5)

MUKTA
2004/08/14 796

 <주무 이야기>김대업 대리(6)

MUKTA
2004/08/14 716
227
 1편-언남고 정종선 감독, "창단 1년여만에 전국대회 ...

MUKTA
2004/08/14 2723
226
 2편-언남고 정종선 감독, "창단 1년여만에 전국대회 ...

MUKTA
2004/08/14 1317
225
 U-19 대표팀 박성화 감독, "목표는 아시아 제패"①

MUKTA
2004/08/22 667
224
 U-19 대표팀 박성화 감독, "목표는 아시아 제패"②

MUKTA
2004/08/22 750
223
 U-16팀 윤덕여 감독,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의 첫 ...

MUKTA
2004/08/22 890
222
 풋살대표팀 이현창 감독, "4강 진입이 목표"

MUKTA
2004/08/22 1622
221
 1편 U-19팀 박성화 감독, "큰 경기 경험이 우승에...

MUKTA
2004/08/22 1012
220
 2편 U-19팀 박성화 감독, "목표를 향해 소신있게 ...

MUKTA
2004/08/22 580
219
 김동준, "광주 남초교를 동원컵 우승으로 이끈 주역"

MUKTA
2004/08/22 2198
218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 <2002 월드컵 준비과정>①

MUKTA
2004/08/22 1687
217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 <2002 월드컵 준비과정>②

MUKTA
2004/08/22 1634
[1][2][3] 4 [5][6][7][8][9][10]..[19]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Headv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