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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하이텔 축구동호회 시절부터 활동하셨던 송청운님..
결국 중국 최고의 스포츠지인 티탄스포츠에서 활동하고 계시다..
2004년 4월 30일 KFA 홈페이지 기사...
중국 연변 조선족 출신의 송청운 기자는 1996년말 중국의 데일리 사커紙에서 한국축구소식을 전하는 통신원으로 처음 축구계에 발을 담근 이래 줄곧 중국에 한국축구소식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해왔다.
1996년부터 98년까지 2년여간 한국에서 생활하기도 했던 송 기자는 1999년 4월 중국 스포츠紙 중 최대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티탄스포츠>에 입사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중국 최고의 한국축구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덧 중국 축구보다 한국 축구를 더 많이 알게 됐다는 송 기자는 서로에게 적대적인 한국과 중국 축구팬들을 지켜보는 것이 안타깝다며, 양국 축구팬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다음은 송청운 기자가 밝힌 중국 축구와 중국 언론, 그리고 한국 축구에 관한 이야기.
- 축구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내가 연변의 연길에서 태어났는데, 그 지역은 예전부터 중국에 있는 조선족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이었다. 조선족들은 예전부터 축구에서 특기를 나타냈고, 그런 전통으로 인해 연변을 ‘축구의 고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런 전통이 있다보니까 나 역시 축구를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게 됐다. 다만 어려서부터 안경을 썼고, 경제 상황도 좋지 않았기에 직접 축구를 하기보다는 보는 것을 즐기는 편이었다.
그러다가 대학에 올라와서 축구신문이나 잡지를 즐겨봤고, 또 중국에서는 TV에서 축구중계도 많이 해주기 때문에 그런 매체들을 통해 축구에 더욱 깊이 빠져들었다. 연변이 워낙 중국의 변방이기 때문에 월요일에 나온 신문이 연변에는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도착하곤 했다.(웃음) 그래도 그때는 그 기사들을 재미있게 읽었다.
- 중국에 조선족 축구선수는 어느 정도 되는가?
일단 조선족 남자 중에 축구 못하는 사람은 없다.(웃음) 축구가 생활이라고 할 정도다. 적어도 5-6년 전까지는 중국에서 조선족 남자하면 축구 잘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예전에 연변 팀이 중국 프로리그에 참가했었는데, 한국의 최은택 감독님이 맡을때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선수단의 95% 정도가 조선족으로 구성된 팀이다. 현재 이 팀은 3부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다. 1부리그에서 2부리그로 떨어지면서 그 팀이 매각됐는데, 최근 2부리그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가 아쉽게 실패했다. 현재 1부리그에서는 베이징 궈안에 조선족 선수가 1명 있다고 들었는데, 그 이외에 조선족은 없는 것 같다.
- 본격적으로 축구계에 뛰어든 것은 언제인가?
대학을 졸업하고 1996년 4월에 한국으로 오게 됐는데, 축구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한국유리의 중국 투자건으로 인해 연수 형태로 2년간 머물렀다. 그러다가 1996년에 2002 월드컵이 한일 공동개최로 확정되면서 진로를 바꿔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한국어를 하는데다 대학 다닐때 일본어를 배웠기 때문에 일본어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더군다나 축구도 무척 좋아하고...그때 생각에 만약 내가 2002월드컵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96년말부터 중국의 <차이나 사커>紙에서 한국 통신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당시 차이나 사커는 중국축구협회에서 발행하는 신문으로 상당히 권위 있는 신문이었다. 그 신문에 기사 쓴 것을 계기로 다른 신문에서도 한국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축구 신문을 봐오긴 했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중국어로 기사를 쓴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연변에서 조선족끼리는 한국말로만 이야기하기 때문이었다. 중국어를 듣고 이해하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더구나 신문사 같은 경우 처음 들어가게 되면 선배들이 “이렇게 써라. 이건 아니다. 저렇게 써라”라고 가르쳐주는데, 나 같은 경우는 그런 것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 사실 내가 한국에서 K리그나 대표팀 소식 등을 보낸 것이 중국 현지 신문에서 어떻게 나왔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도 예전에 내가 썼던 기사가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고 있다.(웃음)
어쨌든 그렇게 매주 한번씩 한국 소식을 기사로 썼는데, IMF 사태로 인해 중국투자건이 무산되면서 한국유리에서 퇴사했다. 축구 관련 일이 재미있기도 해서 중국에 들어가 반년 정도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현재의 티탄스포츠에 입사했다. 그 때가 99년 4월쯤이었다.
- 티탄스포츠 입사 전에 충칭에서 이장수 감독의 통역도 맡았었다고 들었다.
1998년에 이장수 감독이 충칭으로 오면서 통역으로 일하게 됐다. 그런데 보름 정도 일하고 난뒤 충칭 구단 사장과 대판 싸우고 나와버렸다. 사장이 사람 대접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 바람에...(웃음)
- 한국에 있을 때 PC통신 하이텔의 축구동호회에서도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에 있을 때 처음에는 천리안을 사용하다가 나중에 신동일 님을 비롯한 여러 논객들의 글을 보고 ‘정말 축구에 대한 좋은 글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에 하이텔 축구동호회에 가입했다.
이후 모임에도 몇번 나가곤 했지만, 그렇게 활동적이지는 않았다. 그냥 조용히 앉아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편이었다. 중국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텔넷을 통해 하이텔 축구동호회에 접속하곤 했다. 이 기간 동안 축구를 보는 시각이나 식견 등을 많이 배웠던 것 같다.
- <스포츠서울>에서도 오랜 기간 중국통신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중국 언론에 나온 기사를 번역해 한국 신문에 소개하는 수준의 일을 했다. 그렇게 하다보니까 이런 번역은 다른 사람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강점이 없다고 해야할까.
더구나 한국 언론들이 중국 축구를 자세하게 다룰 수는 없기 때문에 내막이나 깊은 이야기는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신문사 제휴관계나 개인적인 인맥을 통해 좀 더 깊은 관계를 맺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가 1998년경이었던 것 같은데, 해외축구에 대한 관심도나 여러가지 면에서 스포츠서울이 적당한 듯 싶어 ‘나는 이런 사람이다. 중국 소식 같은 것이 필요하면 제공하겠다’라고 스포츠서울에 이메일을 보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축구 언론에 몸담게 된 계기가 2002 월드컵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고 했는데, 막상 2002 월드컵 동안에는 개인적으로 후회스러운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다.
2002 월드컵을 한달 앞두고 친구들이 만든 새로운 신문사로 옮겼다. 난팡티위(남방체육)라는 신문이었는데 편집방향이나 스타일이 티탄스포츠와 너무 달랐다. 티탄스포츠가 화려한 문구보다는 사실을 전달하는데 주력하는 스타일이라면, 난팡티위는 보다 젊은 사람들 취향에 맞게 약간 과장되게 보도하는 부분도 있어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더군다나 고대하던 2002 월드컵에서 한국에 취재팀을 구성해 왔는데, 한국말 하는 사람도 없고 신문사 규모가 작다보니 뒤치다꺼리할 사람도 없어 그 일을 전부 내가 했다.
결국 월드컵 기간에 쓰고 싶은 글은 못쓰고, 엉뚱한 뒤치다꺼리만 한 셈이었다. 두고두고 아쉽고, 만약 시계바늘을 2002년으로 돌릴 수 있다면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웃음)
결국 2002 부산 아시안게임까지만 그 곳에서 근무하고 그만뒀다. 이후 반년 정도 축구를 떠나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다가 티탄스포츠 편집부에서 연락이 와서 다시 일하게 됐다. 처음에는 축구가 아니라 바둑 관련 일을 했다. 한국바둑이 강한데,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없는 바람에 내가 맡게 됐다.
- 중국에는 축구 또는 스포츠 관련 언론사가 매우 많다고 들었는데,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
예전에 중국축구협회장이 한번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축구 기자만 1만명 이상 된다고 했던 것 같다. 중국이 워낙 땅덩이가 커서 아무도 정확한 숫자는 모를 것이다.
최근 중국 대표팀 성적도 좋지 않고, 리그 내부적인 문제도 있어서 축구열기가 많이 떨어지긴 했어도 언론사는 계속 생겨나고 있고 축구의 비중도 가장 높다.
현재 스포츠 관련 언론 중에서는 티탄스포츠가 1위인데, 일주일에 3번(월,수,금) 발간된다. 종합 스포츠지로 1주일에 대략 400-500만부 정도 팔린다. 지면 편성 비중을 볼 때 축구가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NBA를 포함한 농구가 20%, 바둑이나 기타 스포츠가 나머지 20% 정도이다.
두번째가 주치우(족구)인데, 이 신문사의 발행부수는 티탄스포츠의 절반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외에 10여종의 스포츠/축구 전문지가 뒤를 따르고 있다. 물론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언론사가 이 정도이고, 지역별로는 더 많을 것이다.
- 중국의 스포츠紙는 티탄스포츠처럼 2-3일 주기로 발행되는가?
티탄스포츠 같은 경우 원래 주간으로 나왔다. 그러다가 정보가 워낙 빨리 공유되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번 나오게 됐고, 현재는 세번 발간된다. 그렇지만 인터넷이 워낙 발달한 상황인지라 앞으로는 일간으로 나갈 것이라고 들었다. 대략 아시안컵부터 일간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다른 신문들도 비슷하다.
- 한국과 중국의 축구언론을 비교한다면, 어떤 차이가 있는가?
한국의 신문은 하루에 2번 정도 판을 갈아야 하고, 더군다나 축구 섹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깊이있는 기사를 쓰기가 어려운 것 같다. 반면 중국은 워낙 축구 섹션의 비중이 크므로 자세하게 기사를 쓸 수 있다. 또 중국어가 함축성이 있다 보니까 한국어로 200자 정도 써야 하는 것을 중국어로는 100자 정도면 가능하다. 따라서 더욱 기사의 양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웃음)
그렇지만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워낙 축구 섹션이 분량이 많기 때문에 그 면을 메우기 위해 ‘소설’을 쓰거나 과장보도를 하는 관행도 있다.
- 중국 언론의 과장보도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2002 월드컵을 앞두고 피구 인터뷰 조작건을 비롯해 불미스러운 일들이 몇 번 있었다.
솔직히 그 문제의 피구 인터뷰 기사를 쓴 기자가 개인적으로 잘아는 친구다.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그 친구는 그 일 때문에 신문사를 그만두고 캐나다로 유학을 갔다가 최근에야 돌아왔다. 사람은 좋은 친구다.
그런 거짓보도는 두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데스크에서 조작하는 부분이고, 또 하나는 기자가 자신의 이름을 떨치기 위해 무책임하게 보도하는 것이다.
중국에는 “좋은 이름을 날리지 못할 바에야 악명을 떨쳐라”라는 정서가 있다. 그래서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이름을 떨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과장보도를 하는 것에 대한 도덕적 규범이 투철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 비슷한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중국 기자들이 한국에 왔을 때 예의에 벗어난 행동을 하거나 인터뷰때 황당한 질문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방금 말했듯이 도덕적, 사회적 규범이나 관념이 한국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 기자들은 자기가 그렇게 행동하고 질문하는 것이 예의에 벗어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서로 자라온 환경이나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나온 오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부분을 떠나 중국 기자들 중에 아직까지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기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중국 언론도 앞으로 더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
사실 중국 사회는 1960년대 문화혁명이후 20여년간 시대를 거꾸로 갔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를 지나 90년대초부터 개혁 개방을 통해 지금은 정상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은 많은 면에서 어리다.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 이제 20대 초반의 젊은이로 성장했다고 해야할까. 너무 혈기왕성해서 실수도 많이 저지르는 그런 젊은이에 비유할 수 있겠다.
- 중국언론은 중국 뿐 아니라 한국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한국 대표팀의 외국 원정 경기에도 직접 취재를 가곤 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축구가 아시아에서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웃음) 만약 한국축구가 아시아에서도 2류 수준이라면 굳이 취재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
또 한 가지 이유는 한국이 아시아 무대에서 중국과 계속 맞붙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맞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과 대결할 일이 별로 없다면 굳이 직접 취재할 것도 없이 외신을 인용해서 쓰면 되겠지만, 아시아 무대에서 계속 맞붙는 만큼 관심 갖는 사람들도 많고, 그러다보니 직접 취재를 하게 되는 것이다.
-> 2편에 계속...
-- MUKTA 상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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