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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K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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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무 이야기>김대업 대리(5)

폴란드전에서 첫골을 넣고 기뻐하는 황선홍/photoro


2002년 10월 22일 기사...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상대할 팀은 폴란드였다. 사실 폴란드전은 선수들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선수들은 '이 경기만 이긴다면 16강을 갈 수 있는 반면 만약 진다면 16강은 거의 물 건너 갈 것'이라는 생각들을 갖고 있었다.

'우리가 포르투갈을 이기는 것은 힘들다, 미국을 이긴다 하더라도 1승 2패로 어떻게 16강에 가냐, 폴란드전에서 무조건 이기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폴란드전을 위해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 들어섰을 때 선수단 모두 깜짝 놀랐었다.

그 때 우리가 느꼈던 감동은 잊지 못한다. 전 관중석이 빨갛게 물든 것을 보고 모두들 '이것이 월드컵이구나', '우리가 준비했던 월드컵이란 것이 이런 것이었구나'라는 생각에 감개무량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경기를 가졌던 모든 경기장과 그 경기장을 빨갛게 물들였던 관중들,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일부러 그 장면들을 머리 속에서 잊지 않기 위해 순간 순간마다 '기억하자, 기억하자!'라고 자기암시도 많이 했었다.

아무튼 선수들은 이런 경기장 분위기에 더욱 격앙됐고 전의를 다졌다. 그러나 이것은 열광적인 분위기로 인해 흥분, 격앙되어서 몸이 얼었다는 것이 아니라 더욱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하겠다라는 마음가짐이 선수들에게 자리잡았다는 의미이다.

드디어 폴란드와의 예선 첫 경기가 시작되었고 경기가 진행되다보니 의외로 폴란드의 전력이 별 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전이 끝나고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느낌을 물었더니 "뭐 저래? 별 거 아니잖아"라는 반응들이었다.(웃음)

돌이켜 생각해보면 폴란드가 못했다기 보다는 우리가 너무 잘했던 것 같다. 온통 빨간 물결의 관중석에서는 열성적인 응원을 펼쳐줬고 이런 엄청난 홈 분위기 속에서 우리 선수들 역시 열심히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폴란드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기 보다는 우리가 그들의 기량을 뛰어넘었던 것이고 이것은 운이라는 개념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그 무엇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전반 26분 황선홍 선수의 선제골이 터졌을 때 '이젠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았기 때문이다. 위기라고 한다면 전반 초반 올리사데베가 최진철 선수와 함께 넘어졌을 때였는데 자칫 잘못했다가는 파울을 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다행히 별 문제 없이 넘어갔고 황선홍 선수가 첫 골을 뽑았을 때는 '아, 역시 해주는구나, 이겼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이후에는 편하게 경기를 봤다. 더군다나 후반 8분만에 유상철 선수가 추가골을 넣어버리는 것이 아닌가.(웃음) 이때부터는 '이제 몇 시에 이동하지?', '인터뷰는 이렇게 하고 다음 일정은 이렇게 하자' 이런 생각들만 계속 들었다.(웃음)

미국 및 포르투갈과의 경기

폴란드와의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대표팀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고조였다. 대구로 이동해 미국과의 2차전을 준비했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애당초 미국은 우리의 1승 상대로 꼽고 있던 팀이었기에 폴란드를 꺾은 여세를 몰아 승리하겠다는 것이 선수들의 각오이자 목표였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고 전반 22분만에 미국 매티스에게 선제골을 내줘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가야 했다. 전반 막판에 페널티킥을 얻어 동점 기회를 얻었으나 이을용의 슛을 상대 골키퍼가 잘 막아내 아쉽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모두들 을용이를 위로해줬으나 을용이의 표정은 어두웠다. 아마도 심적 부담이 대단했을 것이다.

후반 중반이 되어서도 미국의 수비를 뚫지 못했고 시간은 점점 흘러갔다. 서서히 초조해지는 시점인 후반 33분, 고대했던 동점골이 터져 나왔다. 이을용의 프리킥을 안정환이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동점골이 터졌던 그 순간 나는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골을 넣은 정환이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일명 '오노 세레모니'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웃음)

다들 알다시피 미국전의 그 세레모니는 선수들이 미리 계획했던 것이었다. 경기 전날 골을 넣으면 이렇게 하자라고 이야기했던 것이긴 한데 설마 경기장에서 진짜 할 줄은 몰랐었다.(웃음) 그 순간을 벤치에서 지켜보면서 나는 '어, 쟤네들 진짜로 하네'라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더 웃겼던 것은 정환이 뒤에서 오노의 포즈를 실감나게 연기한 천수였다.(웃음)

미국과 1-1로 비긴 뒤 '우승후보'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은 우리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당시 우리와 미국이 1승 1무를 기록 중이었고 포르투갈이 1승 1패, 폴란드가 2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승세의 미국이 폴란드에게 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그렇게 된다면 우리 역시 포르투갈과 최소한 비겨야 했다. 포르투갈은 우리와의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기 위해 초반부터 강하게 나왔다. 그러나 우리 역시 루이스 피구, 후앙 핀투, 세르지오 콘세이상 등 세계적인 선수들에 맞서 조금도 물러섬이 없이 강한 압박으로 맞섰다.

특히 포르투갈이 자랑하는 스타 피구는 우리의 수비진에 번번이 막히며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고 핀투 역시 경기가 풀리지 않자 흥분하더니 거친 태클로 전반 27분만에 퇴장당하고 말았다. 사실 이 무렵 폴란드가 미국을 2-0으로 이기고 있다는 의외의 소식까지 접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16강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선수들이 폴란드-미국전 결과를 모르고 후반전에 나섰다고 했지만 사실 그것은 잘못 알려진 것이다. 지금에서야 밝히는 것이지만 모든 선수들이 전반 끝나고 폴란드-미국전의 경기상황을 알고 있었다.

당시 두 경기가 같은 시간에 벌어졌기 때문에 우리는 연락담당관을 통해 폴란드-미국전을  체크하고 있었다. 그 친구가 소식을 적어 메모를 주면 내가 그 메모를 코칭스태프에게 넘겨주게 되어 있었는데 내가 왔다 갔다 하면서 메모를 전달하는 것을 본 벤치의 선수들이 그게 뭐냐고 물어왔다. 굳이 숨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선수들에게 "폴란드가 이기고 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2-0이 됐다"라고 이야기 해줬고 선수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벤치 선수들이 전반전이 끝나고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폴란드-미국전의 사정을 이야기해줬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경기상황을 알고 있었다. 사실 히딩크 감독이나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까 나를 기점으로 선수들 쪽은 모두 알고 있었고 코칭스태프 쪽은 자신들이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으니 선수들이 모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웃음) 아마 그래서 언론 보도에는 그렇게 나갔던 것 같다.

뭐 굳이 코칭스태프에게 "폴란드가 이기고 있다면서요?"라고 이야기할 필요도 없었고 전반처럼 우리 할 것만 하자라는 것이 선수들의 마음가짐이었기 때문에 코칭스태프는 모든 선수들이 그 쪽 결과를 알고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웃음)

어쨌든 후반전에 나선 선수들은 보다 마음 편하게 경기를 진행했고 후반 25분에는 박지성이 환상적인 골을 성공시킴으로써 '대어' 포르투갈을 격침하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맛봤다. 아마도 이 순간은 한국축구에 있어서 절대 잊을 수 없는 기념비적인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 동안 5번의 월드컵 도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한국축구가 2승 1무를 기록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니 말이다.

'강력한 우승후보' 이탈리아 및 스페인의 벽을 넘어

16강에서 우리가 맞붙은 상대는 월드컵 우승 3회에 빛나는 이탈리아였다. 많은 사람들이 대회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경기였다. 이 경기에서도 우리는 전반 4분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안정환의 페널티킥을 상대 부폰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득점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오히려 전반 18분 비에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게 된 상황이었다. 정말 비에리의 파워는 압권이었다. 당시 최진철 선수가 같이 경합했음에도 불구하고 힘으로 제압하고 골을 넣은 상황은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후반 들어서는 이탈리아가 더욱 수비적인 포메이션으로 1골을 지키려고 했고 우리 입장으로선 이탈리아의 수비벽에 막혀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 여기에서 히딩크 감독은 정말 파격적인 포메이션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전술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수비의 김남일, 김태영, 홍명보를 빼고 공격수인 이천수, 황선홍, 차두리를 투입한 것이었다.

모두들 깜짝 놀랐지만 히딩크 감독은 나름대로 충분히 상황을 계산한 뒤 내린 결정이었다. 이 방법 이외에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 뒤집을 수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이런 결정은 안정환의 골든골로 빛을 발했다. 이런 것을 보면 위급한 상황에서 감독의 전술, 판단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당시 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남은 시간도 거의 없었을 때 '어차피 여기까지 온 것도 성공이다. 상대는 이탈리아였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대역전극을 이끌어낼 줄은 몰랐다. 경기가 끝난 뒤 이탈리아 언론이 온갖 비방기사를 썼지만 선수들은 별로 반응이 없었다.(웃음) 정환이는 조금 긴장했을지도 모르지만.(웃음)

8강전 스페인전은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경기였다. 물론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경기했던 독일전도 힘든 경기였지만 스페인전은 체력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가장 힘든 경기였다. 서로 득점 없이 버티다보니 어느새 연장전에 갔고, 승부차기까지 갔다. 승부차기는 정말 긴장된 순간이었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두 번 다시 이런 경기는 보기 싫다고 생각할 정도로 피를 말렸다. 승부차기할 때 너무 마음이 아파서 벤치에서 똑바로 못보고 다른 곳을 봤을 정도였다. 선수들이 맞았던 링거 자국이며 이런 것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스페인전을 앞두고 체력이 바닥난 선수들은 양팔에 링거를 맞았다. 1대를 맞으면 1시간이 걸리는데 2가지 종류의 링거를 맞아야 하니까 2시간 동안 잠을 못 자게 된다. 심신이 피곤하니 잠은 빨리 자고 싶고, 양팔로 맞으면서 뚝뚝 떨어지게 해놓고 피곤해서 꾸벅꾸벅 조는 선수들의 모습은 정말 안쓰러웠다. 이런 고생 끝에 결국 스페인마저 꺾고 4강에 진출했을 때의 감격은 정말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또한 스페인전에서는 심판판정에 대한 말들이 많았다. 선수들의 반응은 뭐 대충 이런 것이었다. '우리가 이겼고 이미 결정된 일 아닌가'. 우리가 심판 때문에 이겼다는 코멘트는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다. 홈 어드밴티지로 이야기하고 싶지 달리 해석하긴 싫다. 우리한테 불리하게 불어줄 때는 뻔히 보인다. 그런데 우리한테 유리하게 분 것은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사람 심리인 것이다.(웃음) 입장에 따라 반응이 바뀌는 것이고 이것은 만약 스페인 선수들이 입장이 바뀌었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람 마음이 다 똑같은 것 아닌가.(웃음)

스페인마저 꺾으며 어느새 월드컵 4강까지 진출했다. 다음 상대는 '전차군단' 독일이었고 우리의 체력은 고갈될대로 고갈되어 완전히 바닥을 나타내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 MUKTA 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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