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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조관섭 감독, "14년째 풍생고를 지켜오고 있는 풍생축구의 대부"


2004년 10월 8일 KFA 인터뷰..
풍생고의 조관섭 감독...


경기도 성남에 위치하고 있는 축구 명문 풍생고는 올해에도 대한축구협회장배와 전국고교선수권을 제패하며 전국대회 2관왕을 차지하며 고교축구 최강팀으로 등극했다.

1980년 팀이 창단된 이래 전국대회 우승만 총 11차례에 이르며, 준우승과 4강 진입, 경기도 대회 우승 등을 합치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리고 그 영광의 중심에는 1991년 부임한 이래 14년 동안 풍생고를 지키고 있는 조관섭 감독이 자리잡고 있다.

조 감독은 중앙대와 중소기업은행을 거치며 선수 생활을 했고, 1970년대 후반 국가대표 2진인 ‘충무’에서도 활동한 바 있다. 1987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조 감독은 풍생중에서 2년간 감독직을 수행한 뒤 곧바로 풍생고 감독으로 부임했다. 지성길 감독(1980년), 함흥철 감독(1981년), 최만희 감독(1982-90년)에 이어 4대째 감독인 셈.

풍생고가 축구명문으로 진입하기 시작할 무렵에 감독을 넘겨받은 조 감독은 이후 14년간 팀을 이끌면서 전국대회 우승만 9회를 차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며, 풍생고를 전통의 축구명문으로 세우는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최근에는 고교축구에서는 보기 힘들게 브라질 출신의 피지컬 코치와 GK 코치를 영입하며 코칭스태프의 전문화를 꾀하는 등 선진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인상적.
이밖에 1999년부터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으로도 활동했으며, 중고연맹 이사(1993년부터)와 성남시 축구협회 전무(1999년)로 활동하는 등 축구계 다방면에서 의욕적으로 활약하고 있기도.

다음은 고교축구에서 잔뼈가 굵은 조관섭 감독을 통해 알아본 풍생고, 그리고 한국 고교축구계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


- 먼저 올해 전국대회 2관왕 축하드린다. 이번 시즌 2관왕의 원동력을 꼽는다면.

일단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결과 아니겠는가. 겨울부터 준비를 착실히 했던 것이 큰 덕을 봤다.

특히 브라질에서 피지컬 코치와 GK 코치를 영입한 것이 큰 힘이 됐다. 이로 인해 체력적인 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었고, 고교축구에서 매우 중요한 골키퍼의 능력향상도 이룰 수 있었다. 사실 고교에서 피지컬 코치와 GK 코치, 특히 피지컬 코치를 활용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모험 아닌 모험을 했는데 성공적이어서 만족스럽다.

- 피지컬 코치, 그것도 브라질인을 고용한다는 것이 고교축구팀에서는 쉽지는 않았을텐데.

어차피 나 혼자는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남들이 메워줄 수도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남의 머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내가 부족한 것을 다른 전문가를 이용해 보충한다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

축구협회 기술위원으로 있으면서 브라질에  몇 차례 간 적이 있고, 그 당시에 많이 관찰했었다. 일단 브라질은 경제 위기로 인해 인건비가 매우 싸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고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인 조건이 됐다.

사실 우리 선수들은 피지컬 훈련, 체력 훈련을 가장 부담스러워하고 힘들어한다. 그런 면에서 브라질 코치의 영입으로 선수들이 흥미를 갖게 됐다. 생전 처음 해보는 훈련을 접하다보니까 힘들어하면서도 재미있어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유익했던 것 같다.

방법 면에서도 기존에 국내에서 했던 체력훈련과는 많이 달랐는데, 실전에서 활용하면서 체력훈련까지 겸비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 많았다. 나 역시도 새롭다는 것을 많이 느꼈고, 선수들도 흥미를 느끼며 하다보니까 도움이 됐다.
결론적으로 따져보면 체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전술과 기술적인 면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 지난 9월의 전국고교선수권 준결승과 결승을 보면 4백 지역방어를 기본으로 하는 4-4-2 또는 4-3-3 전술을 구사했는데, 대인방어에 익숙한 선수들이 적응하기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4백 시스템을 도입한지도 4-5년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다. 왜냐하면 고교축구는 1년 단위로 이뤄지는데, 한번 실패하면 1년 농사를 망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3학년 선수들 전체가 진학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이론적인 부분이 잘 정리되어 있는 일본에 가서 전술 시스템 훈련에 관한 것을 많이 접했고, 지인들에게 조언도 구해서 배웠다.
실질적으로 도입했을 때 큰 문제는 없었다. 대인방어의 경우 사람을 1:1로 적극적으로 마크하는 반면 지역방어는 공간을 확보해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원리만 선수들이 이해하면 오히려 더 쉬운 것이 4백 지역방어 시스템이다.

선수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훈련했고, 선수들도 개념을 이해한 뒤에는 4백 지역방어가 훨씬 쉽다는 이야기를 한다. 감독의 이야기나 선수들 자신이 생각했던 것이 맞아떨어졌을 때 선수들도 재미있어하고, ‘아 이렇게 하는구나’라는 느낌이 오는 것이다.

- 다른 학교들의 경우는 어떤가?

거의 대부분의 팀이 3백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4백 시스템을 쓰는 팀은 얼마 되지 않는다. 나 역시 3백 시스템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는데, 측면 윙백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조금 부담스러운 점도 있었다. 전술 시스템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러모로 고심하고 있다.

- 많이 발전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리 선수들은 축구 선진국에 비해 전술 이해도와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것은 우리나라 교육 체계 전체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축구 뿐 아니라 모든 분야가 다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서열이 중시되고, 윗사람의 명령 하나에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다보니 창의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일반 학교 교육도 창의적인 것보다는 정답이 나와 있고 그것을 따라하는 교육이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면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다만 유소년 축구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개선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그 점에 있어서는 희망을 가져야할 것 같다.

- 올해 고교축구도 전국체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감됐는데, 올해 고교축구의 전반적인 특징을 설명한다면.

일단 전체적으로 전력이 평준화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6-7년 전만 해도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팀간 전력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이다. 다만 그 동안의 전통이나 경험 등에서 조금 차이가 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만 삐끗하게 되면 탈락하게 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전력 평준화가 되면서 앞으로는 우승팀도 여러 팀이 나올 것 같다.

- 성적이 좋다보면 선수들이 계속 토너먼트 경기를 치르게 되고, 체력적인 무리도 많이 따랐을 것 같은데.

준비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체력적인 부분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피지컬 코치를 고용함으로써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평소의 식단이다. 평소에 어떻게 먹느냐가 체력보강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항상 선수들 식사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훈련도 장시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1시간 정도, 오후에 1시간 반에서 2시간 사이로 하면서 훈련 시간 내에서는 집중력을 갖고 하길 요구했다. 어쨌든 이런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체력적인 부분에 큰 부담은 없었던 것 같다.

- 본인이 생각하는 풍생고 축구의 특징을 꼽는다면.

어느 팀이나 다 특징이 있기 마련이다. 팀이나 감독이나 분명하게 색깔을 유지해야 한다.
저 팀은 기동력이 좋다든지, 저 팀은 패싱력이 좋다든지 등등...

우리 팀의 경우에는 일단 감독이 설계자 입장이다. 큰 그림을 그리고, 부분적으로 설계를 완성한 뒤 선수들을 조율하는 것인데, 각각의 특성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항상 1학년들을 많이 활용한다. 1년, 1년도 중요하지만 3학년 선수들이 졸업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전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미리미리 준비를 해서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 해에 어떤 선수가 있느냐에 따라서 전력의 높낮이에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팀 전체에 있어서는 큰 변화 없이 지속적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방침이며, 이것이 풍생고 축구가 꾸준히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 지난 91년부터 풍생고 감독을 맡았는데, 그 당시를 회상해본다면.

1987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뒤 1988년 5월 풍생중 체육교사로 발령을 받아 2년간 풍생중에서 감독을 했었다. 1991년 무렵이면 마침 풍생고가 무명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처음 제의가 들어왔을 때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좋은 팀을 지도해서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두려움과 기대감이 섞여서 많이 고민하다가 감독직을 수락했다.

- 1991년부터 풍생고 감독이었다면 벌써 14년째 한 팀에서 감독을 하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그리고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마 고교팀 한 팀에서 이렇게 오래 재직하고 있는 감독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일 것이다.
일단 감독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어쩔수 없이 성적이다. 그동안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이렇게 오래 풍생고에서 감독을 할 수 있지 않았겠나.(웃음)
그리고 나 같은 경우는 교사 발령을 받았으니까 당연히 오래 있을 수 있었고...

물론 10년이 넘게 한 팀에만 있다보니 매너리즘에도 빠지고, 힘든 고비도 여럿 있었는데 그 때마다 큰 문제없이 슬기롭게 잘 넘긴 것 같다.

- 그 동안 좋은 성적도 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의 유혹도 있었을 것 같은데.

일단 교사 신분이기 때문에 큰 욕심은 없다. 물론 그 동안 여러 번의 기회도 있었고, 도약하고 싶은 꿈이 아주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지금 현실에 만족하고 있다. 프로팀 같은 경우 그런 제의도 안들어오겠지만, 제의가 들어와도 거기는 파리목숨이라...(웃음)

- 매년 일본으로 동계훈련을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시즈오카현의 시미즈시와 20여년 동안 교류하고 있으며, 나고야에서도 훈련을 실시하곤 한다.

선수들에게는 항상 똑같은 환경에서 훈련하다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방식의 훈련을 할 수 있어서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또한 항상 자문을 구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받고 훈련도 새로운 것을 추가할 때에는 일본에서 직접 초청을 해 1주일이든, 열흘이든 함께 하면서 훈련방법에 대해 도움을 구한다.

아무래도 내가 계속 지도하다보면 똑같이 반복되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지않나.
따라서 중간 중간에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훈련법을 접목시켜주면 선수들도 신선하게 느끼고 빨리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하면서 고교 명문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한 전력이었다고 생각되는 시절이 있다면.

음..특별히 어느 때라고 기억나지는 않는다. 고교팀은 어느 팀이든 1년 팀이다. 한 해를 얼마나 빨리 준비하고, 어떤 식으로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보면 좋은 선수들을 가지고 있을 때보다 선수들 능력이 조금 떨어지지 않는가 하고 생각할 때가 오히려 성적이 더 잘 나왔다. 단합된 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뛰어난 선수가 몇 명 있을 경우에는 이기적인 플레이나 서로간의 묘한 경쟁심 등이 작용해 팀웍이 흐트러질 때도 많다. 작년에도 개개인의 능력은 좋았는데, 4강에만 3번 진입하고 말았다. 충분히 우승할만 하다고 생각할 때 오히려 실망하는 수가 많다.

--> 2편에 계속...

-- MUKTA 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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