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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영민, "오직 연습뿐이었죠"

현영민/MUKTA

2001년 12월 3일 기사...


10월 대표팀 대구훈련 기간 동안 히딩크 감독은 당시 스파링 파트너였던 올림픽상비군의 신예들에게 관심을 표명했다.

 건국대 4학년에 재학 중인 현영민 역시 히딩크 감독이 주목했던 신예 중 한명. 결국 현영민은 대표팀 합류에 성공, 11월에 열린 세네갈과 크로아티아전에 연속 출전하며 A매치 데뷔전까지 치렀다. 불과 얼마 전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던 현영민이 한국 축구팬들에게 소개되는 순간이었다.

 광희 초등학교 5학년때 축구를 시작한 현영민은 경희중·경희고를 거쳐 건국대에서 뛸 때까지 각급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4학년이 된 올해가 되어서야 비로소 동아시아대회 대표팀과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선발되며 주목을 끌기 시작했고 이것은 결국 올림픽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팀 발탁으로까지 이어졌다.

 건국대 김철 감독은 "솔직히 대학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선수였다. 그러나 1학년 때부터 누구보다도 성실했고 많은 노력을 했다. 또한 근성도 있었고. 그렇게 하다보니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사람들은 올해 갑자기 나타난 신예라고 하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1학년∼3학년 때도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팀의 견인차 노릇을 했었고 꾸준히 기량을 발전시켰었다. 4학년 들어 주장도 하고 팀의 주축으로 전술을 운용하다보니 다른 사람들도 주목하게 된 것"이라며 현영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철 감독 이야기처럼 현영민은 그야말로 '대기만성'이란 말이 들어맞는 선수이다. 코칭스태프의 지시에 묵묵히 따르며 훈련을 소화해내는 성실함과 기량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자기 자신을 독려하는 자세야말로 무명의 현영민을 여기까지 끌어올린 원동력이며 그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인이다.

 "연습, 연습, 연습 뿐이었죠.(웃음) 팀훈련이 끝나는 저녁에는 체육관에 나가서 프리킥과 슈팅연습 하구요. 토요일에도 밤늦게까지 연습하고 너무 힘들어서 집에 돌아가기도 힘들면 숙소에서 혼자 자고, 일요일에도 또 연습하고...(웃음) 처음 5월에 동아시아대표가 되고 그 뒤 연달아 태극마크를 달게 되니까 운동하는 것에 더 재미가 생기더군요."

 현영민은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왼쪽 사이드에서 뛰었다. 축구를 시작한 광희초등학교 시절에도 왼쪽 윙으로 뛰었고 경희중과 경희고를 거치면서 왼쪽 윙과 미드필더를, 건국대에 들어오면서 왼쪽 윙백으로 자리잡았다. 그야말로 왼쪽 사이드에서만 활약한 정통파 왼쪽 날개. 자연히 오른발잡이였던 현영민은 왼발킥이 더 자연스럽게 됐다.

 "이번에 대표팀에서 히딩크 감독님이 저를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하셨거든요.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뛰다보니 나름대로 적응을 하게됐어요. 그래도 축구를 시작한 이래 줄곧 왼쪽 사이드에서만 뛰었기 때문에 왼쪽 미드필더나 윙백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편한 것은 사실이에요."

 자신의 축구스타일에 대해 활발하고 근성있는 축구를 한다고 밝힌 현영민은 "프리킥이나 크로스 패스 등 킥으로 하는 것은 자신있어요. 롱 드로잉도 장기이구요. 사이드에서의 1:1 돌파도 제 장점 중 하나죠. 많이 연습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라며 자신의 장점을 언급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자신의 고쳐야할 점을 이야기하면서 현영민은 한가지 불만을 털어놨다.

 "감독선생님을 비롯해 주위에서 지적해주시는 것이 볼 처리가 다소 느리다는 거예요. 패스 타이밍을 빨리 가져가며 볼 처리를 빨리 해줘야 되는데 다소 끄는 면이 있죠. 이것은 저도 인정하는 부분이고 고쳐나가야 할 점이죠. 그런데 저에 대한 기사를 보면 스피드가 느리다고 말씀들을 하시는데 솔직히 그것은 납득하기 어려워요. 저는 개인적으로 스피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아마 공식기록에 100m기록이 12.5초로 되어있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게임 뛰면서 제 자신이 느리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대표팀 이야기로 넘어가자 현영민은 매우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처음 대구에서 대표팀에 합류했을 때는 생각했던 것만큼 기량을 선보이지 못해 실망이 컸었어요. 비록 3일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빨리 분위기를 파악하고 운동이나 생활 면에서 더 잘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었죠. 대구훈련이 아쉬웠기 때문에 이번에 들어가면 평소 제 생활·제 성격대로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형들이 어렵긴 어렵더라구요.(웃음) 식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도 같은 또래의 차두리 같은 선수와 같이 다녔죠. 형들한테 제가 먼저 말을 거는 것이 쉽지 않던데요.(웃음)"

 "대표팀 훈련은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일단 대학에서는 제가 고참이니까 잘못해도 미안하다고 한마디하면 끝나는데, 대표팀에서는 다들 대선배들이라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어요. 또 일단 대학과는 실력의 레벨이 틀리다보니 따라가느라 고생도 됐구요."

 무엇보다 현영민에게 있어 A매치 데뷔전이었던 세네갈전은 잊을 수 없는 한판이었다. 현영민은 전주에서 열린 세네갈전에서 후반 31분에 교체로 출전해 약 15분여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현영민은 언제 경기가 끝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지만 나름대로 괜찮은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반전을 벤치에서 구경하는데 분위기가 완전 전쟁분위기였어요. 운동장 안에서 격렬하게 부딪치고 태클하고 말이죠. 정말 A매치가 어떤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꼈죠. 내가 저 틈에서 제대로 경기를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구요. 그런데 후반 들어 히딩크 감독님이 투입지시를 내리셔서 몸 풀고 경기장에 들어가는 순간 오히려 더 편안해졌어요. 그리고 정신없이 뛰었죠.(웃음) 확실히 아프리카 선수들이라 빠르고 유연성이 좋아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렵더라구요. 세계수준을 실감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한가지 여담을 말하자면 현영민이 처음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이유가 바로 건국대 선배 박충균(성남)의 부상 때문이었다. 박충균을 대신해 현영민이 대표팀에 들어왔고 결국 계속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박충균 선배는 건국대 대선배시죠.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하셔서 제가 대신 합류하게 된 건데요. 미안한 생각도 들죠. 윙백으로서 갖출 것을 다 갖춘 선배이신데...사실 건국대에서 황선홍, 유상철 선배나 영표형, 그리고 은퇴하신 고정운 선배 등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이 많이 배출됐어요. 아마도 정종덕 전 감독님과 김철 감독님 두 분 모두 선수들의 장래성을 생각하셔서 지도해 주시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한테 왼쪽 윙백을 맡기신 것도 미래를 볼 때 이 포지션이 저한테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에요. 원래 입학하기 전에는 훈련도 무지막지하게 하고 엄하실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라구요.(웃음) 볼을 갖고 많이 노니까 재미있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정말 많이 뛰었었는데 대학 들어와서 재미있고 즐겁게 축구를 했던 것 같습니다."

 같은 또래의 선수들 중에는 특별히 까다롭거나 힘든 선수가 없다며 자신감을 피력하는 현영민은 경희중·고등학교 동기인 고려대 박동혁과 가장 호흡이 잘 맞는다고 밝힌다.

 "동혁이와는 정말 오래된 친구죠. 지금도 자주 연락하는데 예전에는 동혁이가 청소년대표에 뽑히고 올림픽 대표에 뽑힐 때마다 제가 축하전화를 해줬었어요. 이번에 제가 대표팀에 선발되자 동혁이에게서 축하전화가 왔는데 그 전화를 받고는 나한테도 이런 축하전화가 오는구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웃음) 동혁이가 근래에 부상 때문에 많이 고생하고 있는데 빨리 털어버리고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같이 대표팀에서도 뛰었으면 좋겠구요."

 또한 현영민은 가장 본받고 싶은 선수로 건국대 선배 이영표를 꼽았다. 이영표의 성실함과 축구선수로서의 진지함은 현영민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제일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2년간 같이 생활했던 영표형을 많이 닮고 싶어요. 영표형과는 1년 동안 같은 방을 쓰기도 했는데 정말 축구 열심히 하는 형이에요. 뭐 축구선수라면 모두 열심히 운동하겠지만 영표형은 그 이상이죠. 생활이나 운동 모든 면에서 모두 모범이 될 만한 선배예요. 저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죠."

 건국대 졸업반인 현영민은 이미 울산현대로 진로가 결정된 상태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미드필더로 뛸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왼쪽 윙백이 주포지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오른쪽의 박진섭과 함께 환상의 윙백 라인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프로의 높은 벽에 적응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말이다.

 "울산의 경우 일단 운동 여건도 좋고 대우도 잘 해줬어요. 만족합니다. 그리고 우선은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으로 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했죠. 기본적으로 프로와 대학의 차이가 무척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몸싸움과 경기 스피드 등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죠. 몸관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신경쓸 것도 많구요. 그래서 최근에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하고 있고 나름대로 준비를 해나가고 있어요. 주위 분들의 조언을 듣고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포지션은 아직 확실히 모르지만 왼쪽 윙백이 가장 편한건 사실이에요."

 "일단 당면목표는 프로에서 적응 잘해 주전으로 뛰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모자란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일단 국내에서 최고의 왼쪽 윙백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국가대표 왼쪽 윙백하면 제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올 수 있게 말이에요. 팬 여러분들도 계속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 MUKTA 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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