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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리그 최고 수비수 산토스, “팬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외국인 선수로 남고 싶다”

최고의 수비수 산토스/포항구단

2004년 3월 27일 기사...


지난 시즌 포항의 성적은 중위권에 머물렀지만, 적어도 포항의 수비진만큼은 그 어느 팀과 비교하더라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강력했다.

정규리그 44게임에서 44실점을 기록한 울산에 이어 46실점을 기록한 포항은 수원과 함께 최소실점 2위를 기록, 짜임새있는 수비를 보여줬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3백 수비라인을 이끌며 포항의 수비를 조율한 산토스(32, 브라질)가 있었다. 브라질의 명문클럽 바스코 다 가마에서 뛰었던 산토스는 K리그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던 2003년 6월에 포항으로 이적했다.

2002시즌이 끝난 뒤 ‘한국축구의 전설’ 홍명보가 미국 LA 갤럭시로 떠났고, 몇 년간 포항수비의 중추였던 싸빅마저 성남으로 이적한 상황에서 포항의 최순호 감독은 그 빈 자리를 이민성, 최윤열 등으로 하여금 메우려고 했다.

그러나 막상 K리그가 시작된 시점에서 포항의 수비라인은 안정적이지 못했고, 결국 포항의 선택은 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믿음직한 외국인 센터백 요원을 보강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여 급히 보강된 산토스는 단번에 포항 3백라인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며 포항 구단을 안심시켰다.

사실 외국인 선수, 그것도 수비수가 팀원들과 손발을 맞출 기회도 없이 시즌 중반에 투입되어 좋은 플레이를 펼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산토스는 특유의 성실함과 적응력, 그리고 전술이해력을 바탕으로 포항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결국 포항이 전체 12개팀 중 최소실점 2위를 기록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토스는 2003년 K리그 베스트11에 당당히 선정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풀 시즌을 소화하지 않고, 리그 중반에 들어온 외국인 선수가 베스트11을 수상했다는 것 자체가 산토스의 진가를 나타내는 대목.

포항의 최순호 감독 역시 산토스에 대해 K리그 최고의 수비수라고 극찬하며 절대적인 신임을 보이고 있다.

최 감독은 “산토스는 포항 수비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존재이다. 사실상 싸빅의 자리를 메웠다고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싸빅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싸빅이 매우 성실하고 파워를 갖춘 좋은 선수이지만 투박한 면이 있는데 반해, 산토스는 수비수로서 거의 완벽하다. 지난해 싸빅이 우승팀 성남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면, 산토스는 포항이 작년에 언론이나 팬들의 주목을 많이 받지 못했기에 진가가 묻힌 경우”라며 산토스를 높이 평가했다.

다음은 포항 송라클럽하우스에서 있었던 산토스와의 인터뷰 전문.


- 먼저 이번 동계훈련을 브라질에서 했는데, 훈련성과는 어땠나?

25일 정도 브라질에서 훈련을 했는데, 팀 전체가 굉장히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왜냐하면 한국축구와 브라질축구가 스타일상 굉장히 다른 면이 있는데, 이로 인해 선수들이 다양한 축구를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날씨가 너무 더워서 선수들이 힘들어하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 지난 시즌 처음으로 한국에 왔는데, 한국행을 결심한 계기나 이유가 있는가?

우선 브라질 내에서는 많은 팀들을 거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본 상태였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던 차에 포항 구단에서 제의가 왔다. 포항 구단에서는 내 포지션(중앙 수비수)에서 팀을 이끌던 선수(홍명보)가 미국으로 떠난 상황에서 내가 필요하다고 했고, 나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던 시점인지라 별다른 고민없이 쉽게 한국행을 결정할 수 있었다.

사실 도도나 뚜따 등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선수들을 통해 K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2002 월드컵 이후 한국의 축구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 지난 시즌부터 브라질의 1급 스타들이 한국으로 많이 진출했는데.

2002 월드컵때 브라질 대표팀이 울산에 베이스캠프를 차렸고, 한국에서 월드컵 경기도 치렀다. 그리고 결국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런 연유로 해서 브라질내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이나 관심이 높아진 상태였고, 한국 역시 브라질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한 것 같다. 무엇보다 앞에서 말했듯이 K리그 시장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한국에서 뛰고 있는 브라질 선수들 대부분은 브라질에 있을 때 같은 팀 또는 상대팀 선수로 뛰어봤던 선수들인지라 낯설지 않다.

-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역시 언어문제이다. 말이 통하지 않아 많이 답답했다.(웃음) 그 다음은 날씨이다. 브라질과는 기후조건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 힘들었다. 그래도 다른 브라질 선수들에 비해서 빨리 적응했던 것 같다.

플레이 측면에서는 그렇게 힘든 점이 없었다. 브라질에서 내가 뛰었던 포지션을 포항에서도 그대로 뛰고 있으며, 포항에서 내게 원하는 역할 역시 브라질에서 하던 것과 거의 비슷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 특히 수비수는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이나 호흡이 무척 중요한데.

그래서 나름대로 필요한 한국말들을 배웠다. ‘앞으로’, ‘뒤로’, ‘반대’, ‘나가’, ‘가자’, ‘빨리빨리’ 같은 단어들을 배워 필요할 때 사용하며 호흡을 맞추고 있다. 아, 그리고 ‘배고파’라는 단어도 배웠다. 한국에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단어인 것 같다.(웃음)

- 지난 시즌 K리그 베스트11에 뽑히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느낌이 어떤가?

사실 시즌 처음부터 뛴 것이 아니라 중간에 들어왔음에도 이런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었다.

한국에서 뛰고 있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많지만, 그 중 일부는 ‘지금은 여기서 뛰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난 처음 한국에 왔을 때부터 ‘내 이름을 한국에 남기고 싶다’는 단 한나의 목표만을 정했다. 그래서 지난 시즌 열심히 뛰었고, 올해에도 작년처럼 내 모든 것을 보여주어서 또 다시 베스트11에 뽑히고 싶다.
무엇보다 그냥 한두 해 잘하다가 잊혀지는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K리그 팬들이라면 누구나 내 이름을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 사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로는 마그노와 산토스 2명이 베스트11에 뽑혔다. ‘외국인 선수가 더 뽑힐 만도 한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가?

뭐, 내가 브라질 사람인지라 당연히 더 많은 브라질 사람들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실력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월드컵 4강까지 갔던 나라이고, 인정받을 만한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 본인이 생각하는 K리그의 객관적인 수준은 어떤가?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리그의 행정적인 부분 등에서 매우 잘 짜여져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도 한국에 온 뒤에야 K리그가 이런 부분이 훌륭하다는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사실 밖에서는 잘 모르는 일 아닌가.(웃음)

- 신기하게도 예전 인터뷰에서 나드손도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웃음)

오, 그런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웃음)

- K리그에서 많은 한국 공격수들과 상대해봤는데, 그들을 평가해본다면.

성남의 김도훈이나 울산의 정경호, 최성국 같은 선수들이 매우 훌륭하며 막기 힘든 선수들이다.

전반적인 한국 선수들에 대해 평가한다면 일단 브라질 선수들과는 플레이 스타일이 굉장히 다르다. 브라질 선수들이 좌우나 중앙에서 잘게 잘게, 세밀하게 연결하며 경기를 전개해나가는 반면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잡으면 한번에 길게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많다.

또 한국선수들은 정신적으로 강하게 무장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가 매우 긴장감있게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렵다.(웃음)

한마디 덧붙이자면 브라질 사람들도 처음부터 축구를 잘할수 있게 태어난 것은 아니다.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다양한 선수들과 직접 부딪혀보면서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한국 선수들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계속 노력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K리그에서 가장 막기 힘든 선수는 누구인가?

일단 방금 이야기했던 한국 공격수들이 까다롭다. 음..그리고 대체적으로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들이 막기가 힘들다.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도도나 마그노 같은 선수들이 상대하기 힘든 공격수들이다. 이번 시즌 새롭게 상대할 아데마르(성남), 노나토(대구) 같은 선수들도 브라질에서 상대해본 적이 있는데, 까다로운 선수들이다. 어쨌든 각 팀의 외국인 선수들 대부분이 공격수들인데, 모두 어려운 상대들이라고 생각한다.

- 이번 시즌 포항에서는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영입됐고, 그 중 김성근과는 수비라인에서 서로 호흡을 맞춰야하는데.

아직까지는 정식게임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연습경기 등을 통해서 볼 때 매우 좋은 선수인 것 같다. 그래도 정식게임과 연습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좀 더 호흡을 맞춰나가야 할 것 같다. 지켜봐 달라.

- 이번 시즌 포항에서 새롭게 제 카를로스를 영입했다. 브라질 출신의 새로운 후배이자 팀동료인데, 한국생활 선배로서 어떤 조언을 해주고 있는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내가 많이 돌봐주고 있다.(웃음) 작년에 내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먼저 있었던 카시아노가 많은 도움을 준 적이 있었다.

지금은 내가 한국생활 선배이니 모든 면에서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 구경도 시켜주고, 선수들과도 어울리게 해주고, 한국 내 브라질 선수들과의 교류에서도 소개해주고 있다. 능력이 매우 뛰어난 선수인지라 팀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지난 시즌 본인은 좋은 활약을 펼쳤으나 포항은 중위권에 머물렀다. 무엇이 문제였다고 생각하는가?

내 개인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시즌이었지만, 팀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작년 시즌을 돌이켜보면 홈경기임에도 비긴 경기가 많았는데, 그것이 가장 큰 타격이었던 것 같다.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홈 경기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해야 하는 것이 기본인데, 그렇지 못했다.

- 최순호 감독은 본인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표시했다. 부담스럽지는 않나?

전혀 그렇지 않다. 감독님이 나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는 것은 선수로서 매우 행복한 일이다.

내가 아직도 기억하는 것이 하나 있다. 한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인데, 최 감독님이 “산토스를 정말 잘 데리고 온 것 같다. 내가 선수를 제대로 본 것 같다” 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 고마웠고,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각오도 다시 한번 다졌던 기억이 난다.

- 이번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나 목표가 있다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지난 시즌에는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지만, 팀은 7위에 그쳤다. 이번 시즌에도 작년과 같이 K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될 수 있을 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 또한 팀 역시 작년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뛸 수 있는 여력이 있고, 포항 구단이 나를 필요로 할 때까지 계속 한국에 남고 싶다.

- 인터뷰 감사드린다. 한국팬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선수로 남길 기원한다.

-- MUKTA 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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