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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K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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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무 이야기>김대업 대리(3),

2002년 9월 23일 기사...


대표팀의 전환점이 된 크로아티아전

 유럽전지훈련에서 돌아온 대표팀은 세네갈, 나이지리아와 연속해서 평가전을 가졌고 그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11월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평가전을 가졌다. 이 경기는 대표팀에게 무척 중요한 경기였고 전환점이 되는 경기이기도 했다.

 크로아티아전을 5분 앞두고 선수들이 서울 월드컵경기장 라커룸에서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지금까지 히딩크 감독의 지시를 충실히 따르고 수행하기만 했던 정해성 코치가 앞으로 나서며 히딩크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다. 정해성 코치는 "내가 선수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만 달라"고 요구했고 히딩크 감독은 이를 수용했다.

 정해성 코치는 "우리가 서 있는 이 곳은 상암 월드컵경기장이다. 오늘은 이 경기장이 오픈하는 날이고 기념비적인 경기이다. 여기서 우리가 무너지면 한국축구는 무너진다. 실력이 모자라면 선배들이 해왔던 오기와 근성으로 해보자. 지금까지 우리가 배웠던 것 다 잊어버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초등학교때부터 우리가 어떻게 맞아가며 운동했으며 얼마나 힘들게 축구를 해왔는지 모두들 잘 알지 않느냐. 이런 것들을 생각하며 조금만 더 분발하자"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옆에 있던 내가 들어도 울컥하고 가슴에서 뭔가 올라오는 그런 발언이었다.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이후 선수들도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경기내용이 좋지 않아도, 대파를 당해도 히딩크 감독에게 매번 "잘하고 있다", "좋은 경험이었다" 이런 이야기만 듣던 선수들에게는 자신들의 과거로 돌아가는 순간이자 정신적으로 뭔가 확 깨이는 순간이었다. 그 동안 다소 정신적으로 뭔가 부족한 면이 보였었던 선수들이 정해성 코치의 한마디로 인해 정신을 바짝 차렸던 것이다.

 정해성 코치의 발언이 끝나고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나와 대기하고 있는데 그 때 선수들의 눈빛을 보고 '야, 지금 잘못 걸리면 상대가 누구든 간에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 모두 독이 오를 대로 올라서 이빨 깨물며 주먹을 꽉 쥐고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 한국선수들을 상대하게된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재수가 없었다.(웃음)

 경기가 시작되었고 한국 선수들은 체구에서 큰 차이가 나는 크로아티아 선수들을 상대로 몸으로 부딪치고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았다. 예전에는 공이 있고 양 팀 선수들이 태클에 들어갈 때 자신이 뺏긴다 싶으면 부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발을 뺐었다. 그런데 크로아티아전에서는 그냥 태클이 들어갔다. 몇 번 이런 일이 일어나자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그런 상황에서 발을 빼는 것이 보였다. '이것들 독종이구나. 잘못하면 뼈도 추리지 못하겠다'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사실 같이 부딪치면 오히려 부상위험이 적다. 어설프게 빼다가 부딪친다든지 뛰어넘다가 접지른다든지 이럴 때 오히려 더 크게 다치게 된다. 정신적으로 강하게 단련되어 있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갖고 있으면 절대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

 아무튼 한국은 강한 투쟁심으로 크로아티아를 시종 괴롭혔고 결국 최태욱과 김남일의 골로 2-0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정해성 코치도 선수들의 정신적인 면을 고취시키기 위해 일부러 과거를 상기시키며 그렇게 자극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던 것이고 이것은 결국 성과가 있었다. 사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우리 선수들은 꼭 이렇게 해야만 변하는가라는 아쉬움이랄까.

 어쨌든 이것을 계기로 깨달은 점이라면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아직까지 외국인 감독이 있다하더라도 한국인 코칭스태프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한국적인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감독을 보좌해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문화적 차이, 인식의 차이 등을 조화롭게 이어줄 한국인 코칭스태프의 존재는 중요한 것이었고 2002월드컵에서의 성공에도 한국인 코칭스태프가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변화하는 대표팀

 크로아티아전을 기점으로 대표팀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선수들이 히딩크 감독의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히딩크 감독이 요구하는 축구와 전술적 변화를 선수들이 서서히 이해하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자신들이 베스트멤버라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물론 도중에 바뀐 선수들도 있었지만 말이다.

 팀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특별한 것은 없다. 주무라는 직책이 지도하는 입장이 아니라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특별히 눈여겨봤던 선수가 성장한다든지 경기에 이겼을 때, 언론이나 주위에서 좋은 평을 들었을 때는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들었을 때는 솔직히 짜증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웃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골드컵과 우루과이전

 12월 미국전이 끝나고 2002년 1월에 골드컵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모두들 알다시피 골드컵에서 대표팀은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여주며 국민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선수들의 몸상태는 매우 무거웠고 경기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대회기간 중 무리한 체력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골드컵의 부진은 그 이유보다 다른 데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선수들은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이래 1년여 동안 쉴 새 없이 달려왔다. 그 기간에는 휴식을 취하며 동계훈련을 준비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남들은 쉬는 기간에 또다시 장기간의 해외전지훈련을 떠났으니 그 정도는 각오했어야 했다. 대표팀은 조기축구회에서 1주일에 1번 축구하고 쉬면 회복되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1년여 동안 선수들은 정신적인 면에서나 체력적인 면에서나 모두 소진한 상태였기 때문에 푹 쉬어주는 것이 정석이었으나 우리에게 그럴 만한 여유는 없었다.

 사실 그 대회는 우리가 돈을 주고라도 나갔어야 하는 대회였다. 멕시코나 미국, 코스타리카, 그리고 골드컵 직후 경기를 가졌던 우루과이 같은 팀들과 언제 진검승부를 해볼 수 있겠나.

 돈 주고도 경기를 갖기 힘든 팀들이었고 월드컵에서의 결과를 보면 역시 그 판단은 옳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그 당시 대표팀의 상황을 인식하고 경기에 지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소화할 수 있는 국민들의 이해심이 필요한데 너무 당장의 결과를 바라고 대표팀에게 온갖 비난을 퍼부은 점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어쨌든 골드컵과 우루과이 전지훈련을 거치고 나서 다시 유럽전지훈련을 통해 담금질을 하다보니 탄력을 받아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히딩크 감독 역시 12월 서귀포에서의 미국전이 끝나고 푹 쉬고 곧바로 유럽전지훈련 가서 안일하게 하다가 뒤늦게 수습하려고 고생하는 것보다는 일찌감치 한번 당하고 유럽전지훈련을 통해 단련해서 탄력을 받아 올라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더 낫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골드컵에서도 잘하고 그 뒤에도 잘하면 다 좋은 것이지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 않은가.

 선수들에게는 강행군이었지만 선수들 역시 이와 같은 점을 이해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굳이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모두들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와 선수들 간에는 보이지 않은 약속, 신뢰가 있고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만약 그 부분이 깨지게 되면 팀이 망하는 순간이다.

 사실 골드컵을 치르면서 대표팀에게도 그런 위기가 닥쳐왔다. 바로 히딩크 감독의 연인이었던 엘리자베스가 대표팀 숙소에 나타났을 때였다. 그런 순간이 지도자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가 깨질 수 있는 순간이다. 히딩크 감독으로선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지만 한국 선수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 당시 히딩크 감독이 정식으로 사과를 한다든지 말로 직접 하지는 않아도 행동으로 사과의 뉘앙스를 보여줬다면 선수들도 이해했을 것이다. 그러나 왠일인지 선수들 심리파악에 능한 히딩크 감독답지 않게 그런 제스처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몸은 힘들고 마음은 지쳐있고 경기 안 풀리고 하니까 복합적으로 팀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 문제는 서로가 극복했다기보다는 시간이 해결해준 경우였다.

 주무로서도 골드컵 일정은 매우 힘들었다. 일단 일정이 길었다. LA와 콜로라도를 계속 오갔고 다시 마이애미를 거쳐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까지 가는 일정이었는데 이 여정이 너무 힘들었다. 체력도 많이 소진됐다. 그 당시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그것을 먹는 것으로 풀다 보니까 체중까지 4-5kg이 늘었다.(웃음)

 골드컵이 끝나고 우루과이로 이동할 시점에 선수들은 완전 소진된 상태였다. 비행시간도 길었고 환경도 바뀌고 한국을 떠난 지 40여일 정도 되니까 집 생각도 나고...아무튼 최악의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남미의 극성팬들은 대단하지 않은가. 완전히 다른 시차와 환경, 홈팬들의 광적인 응원을 비롯한 절대적인 홈 어드밴티지가 더해져 고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어느 팀이라도, 프랑스 같은 팀이라도 남미에서 경기를 한다면 쉽게 이기지는 못할 것이다. 어쨌든 이런 악조건 속에서의 평가전은 우리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골드컵과 우루과이 평가전은 힘들었던 일들도 많았고 팀에 있어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2002월드컵을 향해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는 대표팀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대표팀은 3월 유럽전지훈련을 통해 재충전과 전력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다음 편에 계속...

-- MUKTA 상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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